하루종일 냄새 맡고 연봉 1억, 도전하시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가을이라지만, 다 같은 가을은 아니에요. 무슨 말이냐고요?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 여러 지형과 기후가 공존하다 보니, 남북 간 기온 차가 커요. 남쪽 사람들은 반팔 차림으로 따뜻한 햇살을 즐길 때, 북쪽 몇몇 도시에서는 첫눈이 내리는 식이에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나라인데 기온 차이가 70도 넘게 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일까요? 같은 계절을 두고도 지역마다 생각하는 게 달라요. 남쪽 사람들은 “가을이 없다”라고 하고, 북쪽 사람들은 “가을이 너무 짧다”라고 말하죠. 이 대비가 흥미로웠던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은 특별한 마케팅을 준비했어요. 이름하여, ‘남북 가을 교환 프로젝트’. 같은 날, 같은 나라에서 서로 다른 가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서로의 가을’을 차 안에 담아서 선물해 보자는 발상이었어요.
매개는 향기였어요. 디디추싱은 남쪽과 북쪽의 가을 향기를 담아 ‘향기 카드’로 제작하기로 했어요. 가을이 되면 남쪽에서는 계화와 상큼한 감귤 향이 나요. 한편, 북쪽에서는 차분한 소나무, 그리고 밤 향기가 나죠. 이걸 각각 풍차 모양의 향기 카드로 만들었어요. 그 후 이 카드는 중국 전역 20여 개 도시의 디디 차량에 배포됐죠. 고객들은 차에 타자마자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이 향기 카드는 디디추싱 앱으로 차량을 호출한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됐어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차에 탄 승객은 차창을 보고 가을에 더욱 빠져들었어요. 창문 밖의 풍경이 아니라 창문에 적혀 있는 문장 때문이었죠. “여긴 계화꽃이 폈는데, 거긴 어때요?”, “낙엽을 서둘러 쓸지 않는 사람은, 시들지 않는 가을을 맞이할 거예요.” 같은 문장을 보며 사람들은 새삼 가을이라는 계절에 빠져들었어요.
사실 디디추싱이 이렇게 향기 카드를 만들게 된 건, 차량 내 공기를 좀 더 쾌적하게 개선해 보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성과 중국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캠페인 덕분에 사람들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이동식 힐링 공간을 누리게 됐죠. 이것이야말로 디디추싱의 브랜드 슬로건인 ‘모든 삶으로 향하는 여정’을 잘 보여주는 시도 아닐까요?
앞으로 가을이 지나가고 나면 디디추싱 차량에서는 또 어떤 향기가 날까요? 지금만이 아니라 미래도 기대하게 만드는 상하이로 오늘도 함께 호핑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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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특징과 개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직업 리스트’를 보는 거예요. 뜨는 직업 혹은 이색 직업을 보면 사회의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지죠. 중국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이색 직업이 많은데요. 미각, 후각, 미적 감각 등을 활용해 독특한 방식으로 돈을 버는 모습을 보면, 중국의 소비문화가 얼마나 다양해졌는지 알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가재 감별사’예요. 허베이성의 첸장은 ‘롱샤’라 불리는 민물가재로 유명한 도시예요. 롱샤는 얼얼한 마라 소스를 넣어 조리하는 음식인 ‘마라롱샤’로 잘 알려져 있죠. 첸장의 민물가재 산업 연간 생산 가치는 870억 위안(약 17조 4천억 원). 여기에 기여하는 바가 큰 직업군이 있으니, 가재 감별사예요. 감별사들은 하루에 무려 40~50근(약 20~25kg)의 가재를 시식하며 짠맛, 단맛, 식감 등을 평가해요. 감별사의 미각은 가재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어떤 가재가 시장에 출하될 수 있는지 결정하죠.
맛있는 식재료를 먹으며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직업이냐고요? 이건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맛의 균형을 찾아내야 하는 정교한 기술 노동이에요. 맛 감별사들은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매 시식 사이에 우유나 연한 차로 입안을 헹궈 감각을 리셋해요. 공장 직원들에게 식재료 선별 방법이나 품질 기준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경력이 수십 년에 이르는 경우 ‘고추냉이 가재’, ‘레몬 가재’ 같은 히트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며 월 1만 위안(약 200만 원)을 벌어들인다고 해요.
두 번째 주인공은 ‘뤄쓰펀에 들어가는 죽순 냄새 감별사’예요. 뤄쓰펀은 광시 류저우의 대표 먹거리예요. 다슬기 육수에 쌀국수와 절인 죽순 등을 넣어 만드는 음식이죠. 새콤 매콤한 맛이 중독성을 불러일으키지만, 냄새가 강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발효된 절인 죽순에서 나는 냄새죠. 하지만 죽순은 뤄쓰펀의 영혼이라 불릴 정도로 맛에 영향을 미쳐요. 뤄쓰펀 냄새 감별사의 역할은 매일 약 300톤의 죽순 냄새를 맡으며, 향의 깊이와 발효 정도를 구분하는 거예요. 이를 바탕으로 죽순의 품질, 염장 정도를 파악해 내죠.
급여는 얼마나 될까요? 어느 뤄쓰펀 기업은 절인 죽순의 냄새를 맡는 감별사의 연봉으로 50만 위안(약 1억 원)을 제안했어요. 심지어 전문가의 코를 위해 보험까지 들어주기도 하고요. 이렇게 냄새 하나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해요. 그만큼 정확한 감별이 어렵고, 생산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죠. 이는 중국이 식품 산업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해요.
세 번째 직업은 ‘고대 의상 스타일리스트’예요. 중국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국 브랜드를 소비하는 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어요. 이를 중국을 뜻하는 ‘궈’와 유행을 뜻하는 ‘차오’를 합쳐 ‘궈차오’ 현상이라 부르죠. 그 결과 관광지에서는 전통 복장을 입고 메이크업을 한 채 사진을 찍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요. 이때 고대 의상 스타일리스트는 관광객의 얼굴형과 분위기에 맞춰 머리 모양, 메이크업, 의상까지 전담하죠. 인기 관광지에서는 인당 하루 50명 이상을 소화하며, 일당으로 천 위안(약 20만 원)을 받는다고 해요.
위에서 소개한 이색 직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희소한 전문 기술과 시장 수요가 만났다는 거예요. 소비 습관이 변화하고 소비 품목이 다변화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더 깊은 만족감을 추구하게 됐어요. 미세한 디테일도 따지기 시작했고요. 그 과정에서 맛, 냄새, 미적 감각처럼 인간의 감각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들이 떠올랐죠. 결국 이 직업들은 ‘한 국가의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몇 년 후에는 또 어떤 직업들이 새롭게 탄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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