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니?’ 이 질문 하나로, 10일만에 200억짜리 앱이 되다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을 휩쓴 앱이 있어요. 바로 ‘죽었니(쓰러머, 死了么)’예요. 출시 10일만에 애플 중국 앱스토어 유료 다운로드 1위에 올랐죠. 게다가 시장에서 200억 원대의 가치로 거론되기 시작했어요. 약 240시간만에 일어난 일이니, 1시간마다 1억 원에 육박하는 가치가 올라간 셈이에요.
기능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해요. 설명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죠. 사용자는 매일 한 번 직접 앱에 체크인을 하면 되는데요. 만약 이틀 연속 체크인이 없으면, 사전에 설정해 둔 긴급 연락처로 이메일 알림이 발송돼요. 그게 전부예요. 추가 기능도, 복잡한 설정도 없어요.
그런데 이 단순함이 중국 사회의 불안을 정확히 건드렸어요. 중국에는 1억 명이 넘는 독거 인구가 존재하거든요. 이 앱이 혼자 살다 죽어도 아무도 모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을 줬죠. 그래서 광고도 없었고, 인플루언서 협업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거예요.
이 앱은 이렇게 퍼졌어요. 처음에는 앱스토어에서 발견된 하나의 낯선 앱이었어요. 하지만 이름이 사람들의 스크롤을 멈춰세웠죠. ‘죽었니?’라는 질문이 너무 직접적이었기 때문이에요. 초기 확산은 SNS와 메신저를 통해 이뤄졌어요. 위챗, 웨이보, 샤오홍슈에서 사람들은 이 앱을 추천하기보다 자기 이야기와 함께 공유한 거예요.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이거 한 번 봐라.”
“부모님 폰에 깔아드렸다.”
“웃으려고 받았는데, 설정하고 나니 마음이 묘해졌다.”
이처럼 스스로의 사례에 대한 말은 있지만, 앱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해요. 기능적인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전달됐고,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대화 속에서 확산된 거죠. 그래서 설치는 가볍게 이뤄졌지만, 쉽게 삭제되지 않는 앱이 됐어요.
그런데 10일 동안의 성과보다 흥미로운 점이 있어요. 창업 멤버들의 태도예요. 이 앱은 95년생인 3명의 개발자가 만들었는데요. 모두가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퇴근 후 시간을 쪼개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였어요. 이들은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어요. 수십 곳에서 투자하겠다고 나섰지만, 지분 10%만 내놓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죠. 경영권이나 제품 통제권을 요구하는 투자는 거절했고요. 빠르게 벌기보다, 오래 가는 서비스를 지향하겠다고 말하면서요.
젊은 개발자들이 짬을 내서 가볍게 만든 죽었니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듯 보일 수 있어요. AI와 같은 기술적인 혁신은 하나도 없거든요.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서 말하는 더 빨라야 하고, 더 정확해야 하고, 더 자동화되어야 하는 등의 시도와는 정반대에 서있는 셈이죠.
AI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도 없지만, 죽었니는 본질적인 니즈를 꿰뚫어 봤어요. ‘혹시 내가 사라져도, 누군가는 알아줄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통해서요. 기술 대신 삶의 문제에 주목한 거죠. 결국 비즈니스는 기능이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결핍에서 출발하니까요.
한편 이 앱은 최근 데무무(Demumu)라는 새로운 이름으로의 전환을 예고했어요. 원래의 문제의식은 유지하되, 표현은 한 단계 낮춘 선택이에요. ‘죽었는가’를 직접 묻기보다, 아무 소식이 없을 때 느껴지는 침묵과 부재의 상태를 표현한 이름이죠. 네이밍으로 히트를 쳤는데 이름을 바꾸는 이유가 뭘까요?
발빠르게 글로벌 진출을 하려 하거든요.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질문이 중국어 문화권에서는 강한 공감을 만들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위를 낮추고 여백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죽음을 나타내는 Death와 용함, 침묵, 멍하니 있는 상태를 연상시키는 ‘mumu’를 엮었죠. 죽음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경계에 가장 가까운 순간의 불안을 다루겠다는 방향성을 담은 이름이며, 이 서비스가 밈을 넘어 보편적인 삶의 안전과 확인의 언어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거예요.
이 작은 앱이 쏘아올린 건, 기술적 혁신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차마 말로 꺼내지 못했던 마음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낸 질문이었죠. 그렇다면 AI가 홍수처럼 밀려오는 시대에, 우리에게 진짜로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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