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일의 편집이 뜬다! 팝업 열풍의 숨겨진 배경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서울 마스터예요.
시티호퍼스 개편 이후 첫 번째 뉴스레터는 서울로 호핑합니다! 서울은 선연한 여름이에요. 뜨거운 햇살에 잠시만 걸어도 살이 그을릴 것 같은 날씨죠. 하지만 덥다고 여름을 무작정 미워할 게 아니라, 오직 지금뿐인 이 순간을 즐기는 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특정 계절에만 나오는 과일이나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찾아 먹는 ‘제철코어’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제철 코어 열풍은 식습관에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곳’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2025년의 여름을 자신의 전성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여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처럼요.
"여름은 동사의 계절. 뻗고, 자라고, 흐르고, 번지고 솟는다."
계절마다 바뀌는 광화문글판이 올 여름 선택한 문구는 이재무 시인의 시 '나는 여름이 좋다'의 일부였어요. 여름 특유의 생명력을 ‘동사’, 즉 움직임과 에너지의 언어로 표현했죠. 여름은 정지되어 있는 계절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팽창하고 성장하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해요.
시티호퍼스도 개편과 함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이번 주부터 다섯 곳의 도시를 호핑하며 글로벌 트렌드, 브랜드, 디자인을 만날 거예요. 오늘은 서울입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서울을 재발견해볼까요?
📍트렌드: 일본 스타일의 편집이 뜬다! 팝업 열풍의 숨겨진 배경
📍브랜드: 연구소까지 만들어 디저트 살롱을 운영하는 백화점?
📍디자인: 배보다 배꼽이 커도 좋아! 책보다 비싼 북 커버
[트렌드] 일본 스타일의 편집이 뜬다! 팝업 열풍의 숨겨진 배경
최근 북새통을 이루며 난리가 난 팝업이 하나 있어요. GS25가 일본 유통 대기업 돈키호테와 손잡고, 더현대 서울에서 연 팝업이죠. 이곳에는 하루 1,200명이 몰릴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단순히 일본 물건에 대한 관심이나 호감도으로만 보기에는 열풍을 설명하기 어려워요.
시티호퍼스는 돈키호테 팝업의 인기가 단기적 현상이나 일시적 유행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2025년 4월에는 일본 편집숍 브랜드 빔스가, 5월에는 츠타야서점이 팝업을 열면서 하나같이 뜨거운 화제가 됐거든요.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하나의 흐름이 있다는 걸 발견했죠.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일본 제품을 넘어선 ‘일본의 편집’이라는 것이었어요.
우선 팝업의 주체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여요. 일본 유통사인 이들은 ‘일본식 큐레이션’을 앞세우고 있다는 거죠. 세 기업 모두 그냥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제안할 지에 방점을 찍으며 사업을 키워 왔어요.
빔스는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모든 것을 온 세계에서 매입해 제안하는 편집숍의 선구자예요. 돈키호테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상품 개발과 PB 개혁으로 매출 2조엔(약 20조, 2024년 6월 기준)을 돌파했고요. 츠타야 서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책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죠.
한국의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들의 팝업을 보면서 단순히 제품이 아닌 철학과 태도 그리고 감각을 구매하고 싶어해요. 그들이 가진 ‘선별의 감각’이 나의 일상을 다르게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서울에서 팝업을 열게 될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요?
[브랜드] 연구소까지 만들어 디저트 살롱을 운영하는 백화점?
2025년 4월, 신세계백화점이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 디저트 살롱’을 열었어요. 옛 제일은행 본점을 재단장해 개관한 헤리티지관 5층에서 한국 전통 방식을 계승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죠. 이곳에서는 커피 대신 전통차를, 케이크 대신 잣경단과 매작과를 내는데요. 메뉴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건 신세계백화점의 ‘한식연구소’예요. 연구소까지 만든 것을 보면 단순 구색 맞추기용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식, 그리고 디저트에 집중하는 신세계의 깊은 의도는 무엇일까요?
첫째, 신세계가 지향하는 것은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이에요. 지금까지 해외 프리미엄 델리,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등을 가장 먼저 들여오며 국내 식문화 수준을 끌어올려 왔지만, 앞으로 외국의 미식을 들여오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식’이라는 자산을 새롭게 보여주기로 했죠. 유통의 경계를 넘어, 문화 큐레이터로서 자리매김하려는 행보가 읽히는 대목이에요.
둘째, 디저트 살롱은 신세계 본점의 ‘타운화 전략’과도 연결돼 있어요. 신세계는 올해 회현동 본점의 명칭을 본관·신관 체계에서 ‘더 리저브(The Reserve)’, ‘더 에스테이트(The Estate)’, ‘더 헤리티지(The Heritage)’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바꾸고, 각 관의 콘셉트와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했어요. 단순히 건물의 이름을 바꾼 게 아니라, 본점 전체를 하나의 고급 쇼핑 타운으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이에요. 그중 ‘더 헤리티지’에 들어선 ‘디저트 살롱’은 신세계가 구축하려는 하이엔드 고객 경험과도 일맥상통하죠.
‘더 리저브’가 외벽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로 젊은 층의 명소가 되었다면, ‘더 헤리티지’는 ‘한식’이라는 로컬 자산을 배치한 덕에 또 다른 매력의 랜드마크가 되지 않을지 기대돼요!
[디자인] 배보다 배꼽이 커도 좋아! 책보다 비싼 북 커버
요즘 예쁜 북 커버가 유행이에요. 마치 명품 지갑처럼 정성스레 만든 가죽 커버, 섬세하게 자수가 놓인 패브릭 커버, 심지어는 책보다 더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순식간에 품절되기도 하죠. 단순한 보호용을 넘어, 책의 ‘겉’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누군가는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북 커버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취향의 완성’으로 여겨지고 있죠.
그런데 왜 북 커버가 갑자기 유행하게 된 걸까요? 사람들이 책을 ‘소유’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예전엔 책을 지식, 정보의 원천으로 소비했다면 요즘은 ‘태도’와 ‘취향’을 드러내는 오브제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책은 이제 책장에 꽂혀있는 것만이 아니라, 카페나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여 ‘풍경’의 일부로도 기능해요. 이럴수록 북커버는 단순 보호용을 넘어서, ‘무드’와 ‘개성’을 완성하는 감각적인 장치가 되죠. 책을 꾸미는 게 아니라, 삶의 장면 하나를 연출하는 소품이 되는 셈이에요.
그렇다면 Z세대의 선택을 받은 대표적인 북 커버 제품 3가지를 소개할게요.
1️⃣ 어라운드북의 캔버스 골지 북 커버
골지 짜임의 캔버스 소재로 만들어져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며, 간결하고 모던한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제격이에요. (가격: 2만 4,000원)
2️⃣ 모트모트 북 커버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에서 큰 주목을 받은 제품으로, 방수 기능이 있어 물에 젖을 걱정 없이 책을 들고 다닐 수 있어요. (가격: 2만 5,800원)
3️⃣ 슬로우스티치의 누빔 프레임 북 커버
포근한 누빔 원단을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과 따뜻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잘 어울려요. (가격: 2만 6,000원)
오늘 살펴본 서울의 재발견, 어떠셨나요? 개편 후 첫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지인들에게 추천 부탁드려요. 그럼 우리는 내일 도쿄 마스터와 함께 도쿄로 호핑하며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