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수감사절에 히트친 마케팅 아이디어 3가지!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뉴욕 마스터예요.
2025년 11월 27일,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에요. 추수감사절은 매해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데요. 이름처럼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날로,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잔치를 열어요. 파티 메뉴는 칠면조 구이, 호박파이, 그린빈 캐서롤 등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추석에 송편 등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이 있듯이 추수감사절에도 주로 먹는 메뉴가 정해져 있죠.
추수감사절은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비즈니스적으로도 큰 마케팅 기회예요. 심지어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날은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인 ‘블랙 프라이데이’거든요. 그러니 추수감사절은 미국 국민들의 최대 명절이기도 하면서도 미국 브랜드들의 최대 잔치인 셈이에요. 추수감사절에 맞춰 온갖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는 데에 혈안이 되는 이유기도 하죠.
그중 일부는 추수감사절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것들도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뉴욕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예요. 추수감사절 당일 아침,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퍼레이드는 뉴욕 맨해튼의 거리를 무대 삼아 펼쳐져요. 무려 1924년에 시작한 이래, 경로는 조금씩 변경되어 왔지만 맨해튼을 벗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 찬 이 퍼레이드는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N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송출돼요.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는 땅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펼쳐지는데요. 하늘을 떠다니는 거대한 헬륨 풍선들이 무려 약 50가지나 등장하거든요. 피너츠 월드와이드의 스누피, 픽사의 버즈, 닌텐도의 마리오, 마블의 스파이더맨 등 다양한 스폰서들의 후원으로 익숙하고 귀여운 풍선들이 하늘을 장식하죠. 여기에 더해 땅에서 행진하는 30여 가지의 플로트(Float), 밴드, 댄서, 뮤지컬 스타 등 엄청난 규모의 볼거리가 이어져요.
특히 후원사들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기 위해 자신들의 풍선이나 플로트를 더 크고, 더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2024년, 가장 큰 풍선은 높이 약 18m, 너비 약 10m의 미니 마우스 풍선이었죠. 플로트 중 가장 컸던 건, 산타클로스의 썰매로 길이가 무려 18m에 달했고요.
그런데 이번 2025년 퍼레이드에서는 뜻밖의 플로트가 주목을 받았어요. 모두가 크기 경쟁을 할 때, 이 경쟁에서 빠져 나와 ‘가장 작은’ 플로트로 승부를 띄운 브랜드가 있거든요. 미국의 고래밥, ‘골드피쉬’ 플로트예요. 골드 피쉬는 이번 퍼레이드에서 크래커 14개 길이에 불과한 가장 작은 플로트를 준비했어요. 퍼레이드 역사상 가장 작은 크기죠. 플로트의 크기를 줄이자 오히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어요.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던 크기 싸움에 매몰되지 않고, 규모 없이도 눈에 띌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낸 거예요.
게다가 골드피쉬는 작은 물고기 모양의 과자이기 때문에, 과자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편이에요. 이번 퍼레이드에서 가장 작은 플로트는 골드피쉬처럼 작은 간식이 큰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해요. 플로트 크기를 줄여 제작 비용은 줄이고, 브랜딩 효과는 높였으니 그야말로 감사한 아이디어예요.
이처럼 지금 뉴욕은 추수감사절을 타깃한 각종 브랜드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시즌이에요. 퍼레이드 밖에서는 어떤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을지 뉴욕으로 호핑해 볼까요?
2025년 추수감사절에 히트친 마케팅 아이디어 3가지!
1️⃣ 젤오 ‘No Thanks’ 땡스기빙 몰드
추수감사절이면 으레 먹는 음식들이 있어요. 그런데 모든 음식들이 환영받는 건 아니에요. 2025년 ‘토커 리서치(Talker Research)’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33%가 방울양배추 구이를 추수감사절 음식 중 가장 싫어하는 사이드 디쉬로 손꼽았어요. 25%는 칠면조 구이를 찍어 먹는 크랜베리 소스를, 20%는 디저트로 먹는 피칸 파이를 싫어한다고 답했죠. 반면 응답자의 60%가 재미있어 보이는 요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더 높고, 딱딱하고 전형적인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고요.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반영해 위트 있는 추수감사절 한정핀 제품을 출시한 브랜드가 있어요. 미국의 디저트 믹스 브랜드 ‘젤오(Jell-O)’예요. 젤오는 완성품이 아니라 푸딩이나 젤리 믹스라서, 소비자가 사용하는 몰드에 따라 원하는 모양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어요.
젤로가 출시한 이번 추수감사절 한정판 제품의 이름은 ‘No Thanks 추수감사절 몰드’예요. 고객들이 먹기 싫어하는 방울양배추 구이, 크랜베리 소스, 피칸파이 모양의 ‘몰드’를 만들어 싫어하는 음식 대신, 그 음식 모양의 젤오 푸딩을 먹을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싫어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은 물론, 만드는 재미, 보는 재미, 먹는 재미까지 더해 사람들이 거절(No thanks)할 만한 음식을 기꺼이 승낙(Yes please)할 만한 요리로 바꿨죠.
2️⃣ 버터볼 추수감사절 호스팅 바지
미국에서 널리 사랑 받는 칠면조 브랜드 ‘버터볼(Butterball)’이 <2025년 추수감사절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조사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호스트의 약 25%, 밀레니얼 세대 호스트의 경우 37%가 칠면조 요리를 두려워한다고 해요. 칠면조를 태우거나 덜 익히지 않고, 황금빛으로 잘 구워내는 게 만만치 않거든요. 더불어 응답자의 24%는 모든 것이 완벽하기를 원했고, 18%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호스트로서 할 일에 쫓긴다고 밝혔어요.
버터볼은 국민 칠면조 브랜드로서 추수감사절에 소비자들이 직면할 문제들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추수감사절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더 쉽고, 즐겁게 만들어 줄 도구를 개발하기로 했죠.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지만, 추수감사절을 즐기고 싶은 아마추어 호스트들에게는 요리를 쉽게 도와주는 도구가 필요하니까요.
고민 끝에 버터볼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추수감사절 호스트 전용 바지였어요. 대체 어떤 바지이길래, 추수감사절 음식 준비를 도와준다는 걸까요? 주방용품 및 패션 전문 브랜드 ‘헤들리 앤 베넷(Hedley&Bennett)’과 협업해 개발한 이 바지는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을 바지에 걸거나 보관할 수 있어 요리 과정의 효율을 높여줘요.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각 과정에 필요한 도구를 찾거나, 요리 방법을 찾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쓰거든요.
이 바지는 고기 온도계, 스파츌라, 거품기 등을 꽂을 수 있는 포켓, 손에 묻은 기름이나 소스를 닦는 수건을 걸 수 있는 수건 걸이, 병따개 등 파티 음식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요. 심지어 휴대전화 전용 포켓에는 칠면조 요리에 관해 물어볼 수 있는 버터볼의 핫라인 전화번호가 적혀 있고요. 요리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 전화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수 있죠.
버터볼의 브랜드 컬러인 선명한 블루 색상과 칠면조 프린팅을 활용한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주방에 발랄한 분위기를 불어 넣는 건 덤이에요. 주방에서 입는 워크웨어를 스타일리쉬한 패션으로 승화해 칠면조를 먹는 즐거움을 넘어 요리하는 즐거움까지 챙겼어요. 버터볼의 칠면조를 요리하는 과정이 즐거워지니, 버터볼은 앞으로도 더 사랑 받는 칠면조 브랜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3️⃣ 오레오 땡스기빙 디너 쿠키
이번에는 쿠키 브랜드, ‘오레오’의 사례예요. 오레오는 언제나 사랑받는 국민 쿠키지만, 추수감사절 시즌만큼은 예외예요. 추수감사절에는 풍성한 저녁식사 후 피칸 파이나 호박 파이를 디저트로 먹는 게 불문율이거든요. 오레오가 끼어들 틈이 없죠. 그래서 쿠키 브랜드 오레오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사람들을 찾아가기로 했어요. 추수감사절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서요.
추수감사절 저녁식사에 올라올 법한 메뉴들을 쿠키화한 건데요. ‘칠면조 & 그레이비’, ‘고구마’, ‘크림 옥수수’, ‘애플 카라멜 파이’, ‘호박 파이’, ‘크랜베리 소스’ 맛 오레오를 하나의 틴 케이스에 담아 세트로 판매한 거예요. 어느 정도 상상이 가는 맛들도 있지만, 차마 상상하기 힘든, 혹은 상상하고 싶지 않은 맛들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레오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죠.
여기에 하나 더. 6가지 맛을 2개씩, 총 12개의 쿠키를 담은 틴 케이스를 오레오 모양으로 디자인해 오레오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어요. 어떤 구매자는 ‘쿠키 맛은 두렵지만 틴 케이스는 갖고 싶었다’로 리뷰하기도 했어요. 결과는? 출시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준비된 모든 수량이 품절되었어요. 호기심, 재미,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아이디어로 추수감사절 시즌에도 오레오의 설 자리를 만들 수 있었죠.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명절인 추수감사절에도 브랜드들은 새로운 수확을 만들어 내고 있었어요. 덕분에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더 풍성해지는 듯해요.
오늘의 뉴욕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아래에 있는 ‘좋아요(LIKE)’를 누르거나, 친구 또는 회사 동료에게 뉴스레터를 공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