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감자튀김, 그런데 미쉐린 3스타의 내공을 곁들인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2025년 12월, 런던 소호에 작은 감자튀김 가게가 문을 열었어요. 오픈과 동시에 영국 미디어와 푸디들의 주목을 받았죠. 영국에서 감자튀김은 보통 ‘칩스(Chips)’라 불리는데요. ‘피쉬 앤 칩스’가 영국의 국민 음식이라 익숙한 음식이죠. 고기, 소시지 등과 함께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감자튀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가게가 잘 될지도 의문인데, 업계의 주목까지 받고 있으니 그 정체가 궁금해져요.
이 감자튀김 가게의 이름은 ‘프리츠 아틀리에(Frites Atelier)’. 프리츠는 감자튀김의 본고장인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을 의미하는 말이에요. 아틀리에는 프랑스어로 예술가나 디자이너의 작업실, 공방 등 창작 활동을 하는 공간을 통칭하는 말이고요. 도대체 어떤 감자튀김을 만들길래 예술적인 창작 공간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매장 이름에 쓴 걸까요?
프리츠 아틀리에는 네덜란드에서 온 감자튀김 브랜드예요. 2016년, 네덜란드의 셰프 세르지오 헤르만(Sergio Herman)과 사업가 로랑 홈프(Laurent Hompes)가 함께 설립한 감자튀김 전문 캐주얼 다이닝 매장이죠. 올해로 10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 벨기에 안트베르펜, 브뤼셀, 겐트 등으로 확장을 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영국에 진출한 거예요.
그런데 프리츠 아틀리에를 이끈 셰프 세르지오 헤르만은 그냥 셰프가 아니에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오우드 슬루이스(Oud Sluis)’, 2스타 레스토랑 ‘더 제인(The Jane)’과 ‘퓨어 C(Pure C)’ 등을 운영했던 베테랑 스타 셰프예요. 오우드 슬루이스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물려 받아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키워냈고, 더 제인과 퓨어 C는 개업 1~2년 만에 미쉐린 스타를 받아 화제가 된 바 있었죠.
이런 스타 셰프가 감자튀김을 선택했으니 세상이 주목할 수밖에요. 프리츠 아틀리에는 시작부터 미쉐린 3스타 셰프가 론칭한 감자튀김집으로 유명세를 얻었어요. 하지만 유명세만으로는 10년의 업력과 해외 진출을 설명하기 어려워요. 셰프의 후광을 등에 업은 건 사실이지만, 프리츠 아틀리에는 감자튀김의 새 시대를 열었거든요. 저렴한 사이드 메뉴이자 간식에서 메인 메뉴이자 식사, 그리고 기꺼이 2만 원 이상을 지불하게 만드는 디쉬로 승격시켰죠.
프리츠 아틀리에의 감자튀김은 길거리에서 먹는 감자튀김과 확연히 구분돼요. 일단 엄선한 하나의 농장에서 받아온 감자를 두껍게 커팅하고, 자체 블렌딩한 오일에 두 번 튀겨 유니크한 식감을 구현했어요. 여기에 스파이시 시그니처 소스뿐만 아니라 고급 토핑을 올려 사이드 메뉴가 아닌 그 자체로 훌륭한 요리로서 감자튀김을 제안하죠. 런던 지점 기준으로 2가지 소스와 함께 먹는 감자튀김이 6.75파운드(약 13,500원), 그 외에 각종 토핑이 올라간 메뉴들은 9.5~13.5 파운드(약 1만9천~2만7천 원)예요.
아무리 그래도 감자튀김 하나에 2만원이 넘는다니, 너무 과한 건 아닐까요? 메뉴를 자세히 살펴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감자튀김은 형태적 메뉴일 뿐, 프리츠 아틀리에의 감자튀김은 새로운 미각적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프리츠 아틀리에는 감자튀김에 올라가는 토핑으로 인도네시아 렌당, 멕시코의 칠리 콘 퀘소, 이탈리아의 파마산 앤 바질, 일본의 후리카케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미식 요소를 접목시켰죠.
게다가 감자튀김의 토핑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데요. 이때 신메뉴 출시 방식이 럭셔리 패션 업계를 연상하게 만들어요. ‘SS25 콜렉션’, ‘FW25 콜렉션’ 등의 이름 하에 새로운 메뉴들이 공개되거든요. 여기에 함께 마실 수 있는 음료로는 맥주뿐만 아니라 칵테일이나 와인 등 고급 주류를 페어링하고요. 간단히 마실 수 있는 테이블 와인이나 마티니, 마가리타 등은 물론이고 고급 와인 중 하나인 슈퍼투스칸에 속하는 ‘티냐넬로(Tignanello)’, 샴페인 ‘뵈브 클리코(Veuve Cliquot)’ 등을 판매하죠. 이런 와인들을 취급하는 감자튀김 가게는 프리츠 아틀리에가 세계적으로 유일하지 않을까요?
럭셔리한 감자튀김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인만큼, 공간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감자튀김 가게와는 거리가 멀어요. 마치 프랑스의 브라세리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우면서 세련된 외관에 타일 바닥, 청동 디테일, 세라믹 소재 등을 적절히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공간 분위기에서도 프리츠 아틀리에가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세르지오 헤르만 셰프는 세계 최고의 감자튀김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로 프리츠 아틀리에를 시작했어요. 그 결과 제품, 고객 경험, 브랜딩 등 모든 요소에서 감자튀김을 향한 미쉐린 스타 셰프의 추구미가 드러나죠. 최근에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행보를 보였는데요. 2025년 11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및 브랜드의 프랜차이즈화를 위해 지라우디 그룹(Giraudi Group)을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로 선정한 거예요. 지라우디 그룹은 유럽에서 육류 유통, 레스토랑 기획 및 운영 등에 전문성이 있는 회사예요.
지라우디 그룹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한 후 약 한 달 만에 이루어진 런던 소호 지점 오픈은 시작에 불과해요. 세계 최고의 감자튀김 브랜드를 만들었으니, 이제 널리 알릴 차례죠.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감자튀김의 성장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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