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5년의 찻집을 짓다? 1천년을 뛰어 넘은 티 브랜드!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중국 SNS에서 2024년 말부터 “헤이티(HEYTEA)의 귀환”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보였어요. 헤이티는 2012년 처음 등장했을 당시, 프리미엄 차 시장을 개척하며 중국을 넘어 글로벌 티 브랜드로 성장했는데요. 하지만 곧 프리미엄 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존재감이 예전같지 않던 시기를 겪기도 했죠. 그랬던 헤이티가 최근 부활에 불을 지피며 왕좌를 탈환 중이에요.
그렇다고 대대적인 혁신을 한 건 아니에요. 속도, 가격, 규모 경쟁을 하지도 않았죠. 대신 차 비즈니스의 본질과 헤이티다움을 재정립하며 브랜드 자체에 집중하고 있어요.
일례로 2025년 12월, 헤이티는 상하이 징안 조이시티에 위치한 매장을 재개장하며 상하이의 차 문화에 또 하나의 영감을 선사했어요. 리모델링한 매장의 컨셉은 ‘차 화석 3025’. 2025년의 차 문화를 3025년의 고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거예요. 천년 후 미래를 연상시키는 차 공간을 만들었죠. 2025년 현재 차 마실 때 사용하는 찻주전자, 찻잔, 찻잎 찌꺼기 등을 천년 후 발굴될 문화재로 구현했어요.
“3025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미래의 토양층에서 이 ‘차 문화 유적지’를 발굴했고, 복원 후 공개합니다.”
매장 파사드 벽면에 쓰여 있는 문구예요. 그리고 그 옆에는 오랫동안 땅 속에 묻혀 있었던 듯한 찻주전자와 찻잔, 찻잔받침이 박혀 있어요. 헤이티 로고가 그려진 ‘고대 동전’도 있고요. 마치 진짜 화석 발굴 현장이나 유적지 같은 모습이에요.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널찍한 티 바는 투명한 상판을 사용해 물을 끓이고 차를 우릴 때 생기는 석탄재 자국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어요. 안쪽 벽면에도 구리 주전자, 다기 표본, 룽징차 등을 디스플레이해 차 문화의 고고학적 전시를 선보였죠.
헤이티가 영감을 주는 공간 경험을 만들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헤이티는 2024년부터 여러 도시의 상업 지구에 위치한 매장들을 리모델링하면서 다양한 컨셉을 선보여 왔어요. 청두 춘시루 DP 매장 ‘디위안 춘시’는 청두의 안뜰 문화를 재해석했고, 쿤밍의 순청 쇼핑센터 매장 ‘스야차셰’는 고대 차마고도의 흔적을 되짚었죠. 베이징의 차오양 조이시티 매장 ‘치차’는 장기를 두며 차를 마시는 일상을 구현했고요. 심지어 뉴욕 타임스퀘어에 오픈한 매장 ‘시티 오아시스’는 중국의 전통 차밭을 연구실 컨셉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매장이에요.
헤이티가 선보인 각 몰입형 공간들은 그 매장이 위치한 현지의 차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표준화된 복제 모델이 아니라, 각 매장만이 낼 수 있는 고유한 공간 경험을 만든 거예요. 이처럼 메시지가 담긴 공간들 덕분에 헤이티는 소비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차 브랜드이자 새로운 차원의 다예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죠.
헤이티의 차별화 전략은 중국의 차 음료 시장의 흐름과 비교해 보면 더 두드러져요. 차 음료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경쟁의 초점은 점차 새로움이나 차별성 보다는 효율성과 규모의 경쟁으로 옮겨 가고 있어요. 업계 전체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예요. 반면 헤이티는 이런 상업적 논리, 대세의 흐름을 벗어나 오히려 의도적으로 비효율적 접근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죠.
그리고 그 중심에 ‘영감’이 있어요. 실제로 2025년 8월, 헤이티는 브랜드 슬로건을 ‘영감으로 재해석한 차(Reimagining tea by inspiration)’로 업데이트하기도 했어요. 그러니 영감을 중심으로 한 헤이티의 매장들은 비효율적인 매장이라기보다는 브랜딩 관점에서 접근한 매장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단기적인 매출보다 브랜드의 내러티브와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 그리고 충성도에 집중하는 거죠.
업계의 담론에 휩쓸리지 않고 브랜드의 길을 찾아가는 행보는 헤이티의 DNA이기도 해요. 2012년 브랜드 론칭 당시에도 대량 생산, 저가에 치중되어 있던 밀크티 시장에서 잎차와 신선한 우유 치즈를 사용한 ‘치즈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거든요.
어쩌면 딱히 ‘부활’이랄 것도 없어요. 이번에도 헤이티는 브랜드 비전을 따라 헤이티만의 맥락을 만들어 가는 중일 테니까요. 영감을 컨셉으로 한 헤이티의 행보에 업계가 영감을 받고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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