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총 상금이 37억 원? 런던의 가을에 맥도날드로 가는 이유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는 손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념품이에요. 냉장고에 붙인 자석 하나, 부엌에 둔 머그컵 하나가 여행지의 풍경을 다시 떠올리게 하죠. 그렇다면, 진짜 런던다운 선물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영국을 대표하는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 세계 독자들의 추천을 모아 ‘세계 최고의 기념품 숍’ 15곳을 발표했는데요. 이 리스트에는 세대를 이어 사랑받는 명소부터, 트렌디한 디자인 숍까지 다채로운 매장이 이름을 올렸어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런던을 대표하는 세 곳을 골라 소개할게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런던의 일상을 담아갈 수 있는 기념품 숍들이죠. 어떤 곳들일까요?
1️⃣ V&A 박물관 숍(V&A Museum Shop)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미술관답게, V&A 뮤지엄 숍은 매장이 아니라 전시의 연장선 같아요. 높은 천장과 감각적인 디스플레이 덕분에, 진열된 제품들이 작품처럼 느껴지죠. 전시 포스터나 아트북은 기본이고, 특별전을 기념해 선보이는 한정판 굿즈는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돼요.
예를 들어, 최근 열린 ‘마리 앙투아네트 스타일’ 전시에서는 1760년대 스타일을 모티브로 한 귀걸이와 테이블웨어를 출시했는데요. 전시장에서 봤던 보물을 일상의 아이템으로 재해석했죠. 역사를 담은 기념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2️⃣ 런던 교통 박물관 숍(London Transport Museum Shop)
런던을 대표하는 아이콘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공간이에요. 런던 교통 박물관은 19세기 증기기관차부터 지금의 지하철까지, 런던 대중교통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인데요. 빨간 2층 버스, 지하철 노선도 같은 런던의 아이콘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를 전시로 만날 수 있죠.
박물관 숍은 이 전시의 확장판처럼 꾸며져 있어요. 버스 모양 굿즈, ‘Mind the Gap(틈새 주의)’ 문구를 새긴 소품, 지하철 노선도가 프린트된 아이템들이 곳곳에 진열돼 있죠. 심지어 실제 지하철 좌석 원단을 활용한 쿠션과 의자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거실 한쪽에 두기만 해도, 런던 지하철에 앉아 있는 듯한 재미를 주죠. 런던의 일상을 생생하게 소장할 수 있는 곳이에요.
3️⃣ 제임스 스미스 & 선즈(James Smith & Sons)
변덕스러운 날씨의 런던에서 우산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에요. 1830년에 문을 연 이곳은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우산 전문점인데요. 빅토리아 시대 외관을 간직한 매장 안에는 수백 개의 우산이 천장을 가득 메우며 진열돼 있어 장관을 이루죠. 참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소재의 손잡이에 실크 캐노피를 더한 우산들은 모두 장인의 손길로 완성돼요.
가격은 천차만별. 70파운드(약 13만 원)부터 300파운드(약 56만 원)까지. 우산치고 높은 편이지만, 오래된 우산을 고쳐 쓸 수 있는 ‘리페어 서비스’가 가능해, 영국에서는 평생을 함께하는 투자 아이템으로 꼽혀요. 상징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런던다운 기념품을 원한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에요.
이처럼, 런던의 기념품 숍들은 쇼핑 공간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작은 박물관 같아요. 세대를 이어 간직할 수 있는 기념품은 ‘이 도시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하죠. 기념품마저 매력적인 런던에서는 또 어떤 보물 같은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함께 호핑해 볼까요?
📍트렌드: 지하철이 멈추자, 달리기 시작한 두 바퀴
📍브랜드: 보드게임 총 상금이 37억 원? 런던의 가을에 맥도날드로 가는 이유
📍디자인: 컵을 접자, 수십억 개의 쓰레기가 사라진다?
[트렌드] 지하철이 멈추자, 달리기 시작한 두 바퀴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멈추면, 도시는 어떻게 될까요? 2025년 9월 8일, 런던 지하철 노조의 파업으로 지하철 대부분의 노선이 셧다운됐어요. 런던의 출근길은 혼란에 빠졌고, 아침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죠.
수백만 명을 실어 나르던 튜브(런던 지하철 별칭)가 멈추자, 사람들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몰려들었어요. 버스 정류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도로는 차량으로 꽉 막혔죠. 런던 교통국(TfL) 통계에 따르면, 파업 첫날 엘리자베스 라인을 탑승한 승객은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해요. 버스 탑승객은 12% 늘어나 만석을 이뤘지만, 도로 정체로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요.
상황이 이렇자, 대안으로 택시를 택한 이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별반 나은 선택은 아니었죠. 차량 호출 플랫폼인 ‘우버’는 파업을 앞두고, 수요 급증으로 요금이 평소보다 몇 배나 치솟을 것이라 미리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일부 지역의 5마일(약 8km) 구간 요금이 50파운드(약 9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온라인에서는 불만이 쏟아졌어요.
그런데, 이런 혼란 속에서 뜻밖의 주인공이 등장했어요. 바로 자전거예요. 파업 첫날, 런던 교통국의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오후 3시까지 2만 건을 돌파하며 평소 같은 요일 대비 두 배의 기록을 세웠어요. 공유 자전거 브랜드 라임(Lime)은 아침 이용자가 58% 늘었다고 밝혔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라임의 대응이에요. 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라인(Line)이 멈추면 라임(Lime)을 타라’는 재치 있는 광고를 선보였거든요. 영국 지하철 안내 문구인 ‘모든 노선 정상 운행 중(Good Service on All Lines)’을 비틀어 ‘모든 라임 정상 운행 중(Good Service on All Limes)’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어요. 여기에다가 지하철 노선도를 패러디한 디자인과 함께 지하철은 멈춰도 라임 자전거는 달린다는 메시지를 전했죠.
또 하나 주목할 건,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이에요. 파업 당일 런던 교통국 공식 앱과 경로 검색 서비스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다운되자, 시민들은 구글맵과 시티맵퍼 같은 민간 앱으로 빠르게 이동했어요. X와 틱톡에서는 ‘실시간 우회 팁’이 공유되기도 했죠. 민간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의 민첩함이 빛나는 순간이었어요.
지하철 파업은 도시의 일상을 멈춰 세우지만, 동시에 새로운 이동 패턴을 만들어내곤 해요. 불편 속에서 사람들은 더 효율적인 길을 찾아내고, 그 경험은 새로운 습관이 이어지죠. 이번 파업으로 자전거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 시민도 많을 거예요. 그렇다면, 앞으로 런던의 교통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요?
[브랜드] 보드게임 총 상금이 37억 원? 런던의 가을에 맥도날드로 가는 이유
영국에선 가을마다 돌아오는 즐거운 프로모션이 있어요. 맥도날드의 모노폴리 캠페인이죠. 이 협업은 2006년부터 매년 열리는 인기 이벤트인데요. 특히, 올가을은 더 특별해요. 모노폴리 90주년을 맞아, 역대급 규모로 돌아왔거든요.
모노폴리는 1935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114개국에서 즐기는 세계적인 보드게임이에요. 부동산을 사고 팔며 경쟁하는 게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브루마블’의 원형으로 알려져 있죠. 맥도날드는 이 상징적인 보드게임을 현실 속으로 가져와, 음식을 주문하는 순간 게임이 시작되도록 만들었어요.
참여 방식은 두 가지예요. 먼저, 메뉴에 붙은 스티커를 벗기는 순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즉석 당첨 방식. 스티커만 벗겨도, 4분의 1이라는 확률로 보상이 주어지죠. 작은 간식부터 무료 메뉴까지, 손쉽게 당첨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여기에 더 큰 보상을 원할 경우, 게임에 도전해야 해요. 스티커 속 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모노폴리 3D 게임으로 연결되는데요. 게임 속에서 부동산 조각을 모으거나 미션을 완수한 후, 특별 경품에 도전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보상, 상상 이상이에요. 올해의 경품 규모는 압도적이거든요.
총 상금이 무려 200만 파운드(약 37억 원). 행운의 3명에게는 최고 상금인 10만 파운드(약 1억 8천만 원)가 주어지죠. 이 밖에도 2천 파운드 상당의 제트투(Jet2) 여행권, LG OLED TV 등 다양한 경품이 준비되어 있어요. 게임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경품들이에요.
게임뿐만 아니라, 협업 메뉴도 함께 선보였는데요. 한정판 ‘로디드 캐러멜 맥플러리(Loaded Caramel McFlurry)’는 진득한 캐러멜 소스와 바삭한 토핑을 얹어, 이번 게임을 상징하는 디저트로 자리 잡았어요. 여기에, 올해에는 처음으로 굿즈도 출시했어요. 편하게 입기 좋은 후디와 티셔츠, 수집욕을 자극하는 키링, 그리고 가장 화제를 모은 ’모노폴리: 맥도날드 에디션’ 보드게임까지. 메뉴와 굿즈, 게임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했죠.
이번 이벤트는 ‘먹는 재미’에 ‘노는 재미’를 결합해, 더 큰 즐거움을 만들었어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드게임이 만나면, 얼마나 큰 시너지가 가능한지를 보여줬죠. 올가을, 런던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빅맥일까요 아니면 1억 원짜리 스티커일까요?
[디자인] 컵을 접자, 수십억 개의 쓰레기가 사라진다?
오늘 아침 커피 드셨나요? K-직장인의 출근길 필수품, 테이크아웃 커피에는 따라오는 것이 있어요. 바로, 플라스틱 뚜껑이죠. 마시는 순간엔 편리하지만, 다 마신 뒤에는 곧장 쓰레기가 되는데요. 이 뚜껑들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개가 생산되지만, 재활용률은 극히 낮아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되어 사라지죠.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컵이 있어요. ‘더 굿 컵(The Good Cup)’. 이름처럼 ‘좋은 컵’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해요. 아예 뚜껑을 없애버렸거든요. 대신, 컵 자체가 뚜껑 역할을 하도록 구조를 바꿨어요. 컵 윗부분을 종이 접듯 닫으면, 별도의 플라스틱 리드가 필요 없죠. 컵과 뚜껑을 하나로 합친 거예요.
이 창의적인 발상은 놀라운 효과로 이어져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뚜껑을 만들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탄소 배출까지 함께 줄여주거든요.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뚜껑을 따로 사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어 부담이 줄고요.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해법이 되는 거죠.
여기에, 재질에도 공을 들였는데요. 우리가 흔히 쓰는 종이컵은 사실 100% 종이가 아니에요. 방수를 위해 안쪽에 얇은 PE(폴리에틸렌) 필름을 입히죠. 이 때문에 재활용 과정에서 쉽게 분리되지 않는데요. 그래서 ‘종이컵’임에도 재활용률은 낮고, 대부분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돼요.
더굿컵은 이 문제를 ‘수성 코팅(Aqueous Coating)’으로 해결했어요. 물 기반 코팅이라 재활용 과정에서 손쉽게 분리돼 종이만 남고, 기존 설비로도 처리가 가능하죠. 덕분에, 최대 7번까지 다시 쓸 수 있다고 해요. 한 번 버리고 쓰는 컵을 순환 가능한 자원으로 바꿔놓은 거예요.
이런 착한 혁신은 곧장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2023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렸고,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F 어워드 등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상을 받았죠. 소재만 바꾼 것이 아니라, 익숙한 구조를 새롭게 바라보고 디자인으로 해답을 제시한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았어요.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단순한 발상이 커피 문화를 바꾸고, 우리의 일상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의 테이크아웃 커피에는 정말 뚜껑이 사라질지도 몰라요.
오늘의 런던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아래에 있는 ‘좋아요(LIKE)’를 누르거나, 친구 또는 회사 동료에게 뉴스레터를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