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마라톤? 런던의 빵지순례 클라스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2025년 여름, 런던을 뜨겁게 만든 여행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언론에선 ‘올 여름 꼭 잡아야 할 티켓’으로 소개했고, 인플루언서의 체험 영상은 수십만 뷰를 기록했죠. 정체는, 와이너리 기차 여행. 빈티지 열차에 올라 와인 페어링 코스를 즐기고, 와이너리를 투어하는 럭셔리 프로그램이었죠. 보통 백만 원 가까이 드는 프로그램이 단돈 10파운드(약 18,000원)에 열리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는데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우버(Uber)예요. 차량 호출 앱으로만 알던 우버가 기차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니,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우버의 새로운 시도가 담겨 있어요. 우버는 이제 택시 호출을 넘어, 기차표, 체험형 티켓까지 판매하는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달라진 우버를 보여주고 싶었죠.
특히 우버가 주목한 건 ‘와인 관광’이에요. 영국에서는 와인을 구매해서 마시는 것을 넘어, 직접 와이너리를 찾아가 투어를 하고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거든요. 영국 와인 협회인 WineGB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영국의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찾은 방문 횟수는 150만 회로, 2022년보다 무려 55%나 증가했다고 해요. 이제 와인 관광은 와인 산업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죠.
우버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어요. 와인 관광의 수요와 철도 여행의 낭만을 담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죠. 그렇게 탄생했어요. ‘그레이프 브리티시 철도 체험(Grape British Railway Experience)’. 단 두 번, 8월에 진행된 이 여정은 빈티지 풀먼 열차에서 3코스 와인 페어링 런치로 시작해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 그리고 마지막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으로 이어졌어요.
여기에 화제를 키운 건,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어요. 수백 파운드가 드는 럭셔리 투어를 10파운드(약 18,000원)에 열어두고, 우버에서만 예매할 수 있게 했죠.
결과는? 티켓은 순차적으로 오픈되었고, 열릴 때마다 즉시 매진됐어요. ‘500파운드 경험을 10파운드에 했다’는 후기와 영상이 퍼졌고, 언론에서도 ‘올해의 티켓’으로 소개되었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버는 도시를 연결하는 여행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럭셔리 여행과 문화 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게 했으니까요.
우버가 기차와 와인을 잇자, 이동은 곧 설레는 여행이 되었어요. 누구나 여행객이 되는 영국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함께 호핑해 볼까요?
📍트렌드: 베이커리 마라톤? 런던의 빵지순례 클라스
📍브랜드: 외로운 한 남자가 런던 F&B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디자인: 엉킨 머리에 한줄기 빛을! 이중 빗살이 만드는 ‘빗’의 혁신
[트렌드] 베이커리 마라톤? 런던의 빵지순례 클라스
런던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제 미술관이나 펍보다 빵집 지도를 먼저 열어보게 될지도 몰라요. 전 세계적으로 베이커리 투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런던은 특히 그 인기가 더 뜨거거든요. ‘베이커리 투어리즘(Bakery tourism)’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빵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그렇다면, 런던에선 빵집이 왜 이렇게까지 특별한 여행지가 된 걸까요?
영국은 오랫동안 펍 문화로 대표되던 나라예요. 저녁이 되면, 동네 펍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죠.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술 중심의 문화를 점점 멀리하고 있어요. 대신, 낮에 즐길 수 있는 작은 사치를 찾고 있는데요. 그 대체제가 바로 베이커리예요.
특히 베이커리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적합했어요. 외식 물가가 유럽에서도 높은 편인 영국에서, 레스토랑 디너는 큰 부담인데요. 반면, 6파운드(약 11,000원) 크루아상은 합리적이면서도 충분히 특별한 소비로 여겨지죠. 뉴스에서도 ‘6파운드 크루아상에 줄을 서는 모습’이 현상으로 보도될 정도였어요.
여기에 런던의 베이커리 씬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성에 있어요. 다문화 도시인 런던은 전 세계 요리를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음식 허브인데요. 그만큼 베이커리에도 각국의 레시피가 스며들어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죠. 전통적인 영국식 스콘부터 중동식 플랫브레드, 북유럽식 사워도우까지. 한 도시 안에서 폭넓은 제빵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에요. 파리가 크루아상과 바게트의 성지라면, 런던은 글로벌 베이커리 박람회에 가깝죠.
한편, 주말이 되면 런던에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러너들이 도시 전역을 달리며 빵집을 들르는 ‘런던 베이커리 마라톤’이 유행이거든요. 10km 코스에 다섯 곳 이상의 베이커리를 끼워 넣어 달리는 문화예요. 달리기로 땀을 빼고, 곧바로 갓 구운 스콘이나 크루아상을 맛보는 경험은 이제 런던 주말을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어요.
여기에 빵집들은 ‘빵 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한정 메뉴도 선보이고 있어요. 주말에만 판매되는 페이스트리나 계절 한정 타르트는 마치 패션 브랜드의 ‘드롭 문화’를 떠올리게 하죠. 특별한 빵을 맛보기 위해 토요일 아침이면 빵집 앞에는 수십 미터 줄이 늘어서고, SNS에는 생생한 후기가 활발히 공유돼요.
이 인기는 결국 관광 상품으로까지 확장되었어요. 런던 현지 투어사들은 하루에 다섯 곳 이상을 도는 베이커리 워킹 투어를 운영해요. 단순히 빵을 맛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빵사의 철학과 이야기를 함께 전하고 있죠.
이제 베이커리는 음식을 넘어 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술 대신 크루아상을 들고, 밤 대신 낮을 즐기는 방식. 이제 빵집은 런던을 여행하는 이유이자, 런던의 라이프스타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풍경이에요.
[브랜드] 외로운 한 남자가 런던 F&B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이 로고, 조금 웃기지 않나요? 한 남자가 입을 벌려 번을 힘껏 베어 먹고 있어요. 설명에 따르면, ‘번을 먹으며 완벽한 순간을 즐기는 외로운 남자’라고 해요. 그렇다면 이 외로운 남자는 누구일까요? 그는 런던의 F&B 브랜드 ‘바오(BAO)’를 상징하는 캐릭터예요.
이 캐릭터는 바오의 공동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르첸 창(Erchen Chang)의 예술 작품을 모티브로 탄생했어요. 그녀가 선보였던 작품 ‘외로운 남자가 되는 법’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지금의 로고로 발전했죠.
바오의 ‘외로운 남자’는 브랜드 로고를 넘어, 세계관을 이끄는 캐릭터인데요. 외롭지만 어딘가 유머가 깃든 모습으로 메뉴판, 굿즈, 웹사이트 곳곳에 등장하죠. 덕분에 고객 입장에서는 바오를 더 쉽게 기억하고, 위트 있는 브랜드로 각인하게 돼요. 어쩐지 위로가 되는 모습이라 인간적인 친근함도 전해지고요.
현재 바오는 7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는데요. 그 출발점은 화려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길거리 작은 노점에서 시작했거든요.
2012년, 대학을 막 졸업한 싱(Shing)과 그의 파트너 에르첸 창, 그리고 여동생 와이팅(Wai Ting)은 길거리 음식 장사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쿨러와 찜기를 하나씩 들고, 직접 조립한 가판대를 세워 이스트 런던의 한 주차장에 노점을 열었죠. 그런데 이 소박한 식당이 로컬들 사이에 맛집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3년 뒤인 2015년, 그들은 노점을 접고 소호에 첫 번째 레스토랑을 열었어요. 30석 규모의 아담한 식당이었지만, 오픈과 동시에 팬들이 몰리면서 웨이팅 맛집이 되었죠. 이후 바오는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며, 하나의 브랜드에서 여러 컨셉을 품은 F&B 회사로 커졌어요.
지금의 바오는 4개의 브랜드가 있는데요. 매장마다 다른 컨셉으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요. 먼저, ‘샤오츠 하우스(Xiao Chi House)’는 대만의 작은 안주 문화인 샤오츠(小吃)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간단한 안주와 음료를 곁들이며, 가볍게 들렀다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재현했죠. 반면, ‘그릴 하우스(Grill House)’는 불맛이 살아 있는 공간이에요. 대만식 숯불구이와 함께 번을 곁들일 수 있게 구성했어요.
또, ‘바오 이터리(BAO Eatery)’는 런던 도심과 어울리는 확장된 버전이에요. 다른 지점보다 넓고 모던한 공간에서, 번은 물론 라이스볼, 버블티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죠. ‘누들 숍(Noodle Shop)’은 대만의 면 전문점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고요. 면 요리를 중심으로 선보이고, 카운더 좌석을 중심으로 빠르게 먹고 나가는 분위기를 담아냈어요.
여기에 바오만의 독창적인 룸을 함께 운영하는데요. 바로 가라오케 룸(Karaoke Rooms, KTV)이에요. 단순한 노래방이 아니라, 식사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형태죠. 대만에서 노래방(KTV)은 노래 부르는 공간, 그 이상이에요. 룸 단위로 운영하면서 저녁 식사와 술자리까지 함께 즐기는 곳이죠. 바오는 이런 대만식 KTV 문화를 런던에 옮겨온 거예요.
덕분에 고객들은 번을 나눠 먹고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바오가 음식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넘어 문화를 파는 브랜드라는 걸 보여주는 시도예요.
바오는 한 남자가 번을 먹는 단순한 로고처럼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런던의 F&B 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되었어요. 노점에서 출발해 다양한 컨셉 매장으로 확장하고, 가라오케 같은 새로운 도전까지 더하며 끊임없이 진화했죠. 이 남자, 이제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
[디자인] 엉킨 머리에 한줄기 빛을! 이중 빗살이 만드는 ‘빗’의 혁신
빠르게 바뀌는 뷰티 트렌드 속에서도, 18년째 꾸준히 사랑받는 ‘빗’이 있어요. 바로, ‘탱글티저(Tangle Teezer)’. 이 브러시는 무엇이 다르길래 지금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을까요?
창업자인 숀 펄프레이(Shaun Pulfrey)는 오랜 시간 미용사로 일을 했는데요. 고객들의 머리를 빗을 때마다 공통된 장면을 봤어요. 머리가 끊어지고, 아파하는 모습이었죠. 그는 빗이 주는 반복되는 불편에 의문을 가지게 됐어요. 그리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빗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첫 번째 발상은 단순했어요. 손잡이를 과감히 없애고, 브러시를 타원형으로 만든 거예요. 손잡이가 사라지자, 손바닥에 쏙 들어와 힘이 고르게 전달됐고 모발이 덜 끊어졌어요. 익숙한 형태를 버린 선택이 오히려 새로운 기능을 만들었죠.
그다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더했어요. 바로, 이중 구조의 빗살. 긴 빗살은 엉킨 머리를 풀어주고, 짧은 빗살은 부스스한 머리를 정돈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두 가지 빗살을 교차로 배치하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어요. 모발에 가해지는 힘이 분산되면서, 아프지 않게 머리를 빗을 수 있게 됐거든요. 이 아이디어는 탱글티저가 헤어 손상을 줄이는 핵심 기술이 되었어요.
또 하나의 차별점은 컬러예요. 이전까지 브러시는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는데요. 탱글티저는 빗에 강렬한 컬러를 더했어요. 핫핑크, 네온라임처럼 화려한 색으로 만들어, 빗을 패션 액세서리처럼 보이게 만든 거예요. 이 알록달록한 디자인으로 탱글티저는 ‘가방 속 넣고 다니고 싶은 아이템’이 되었죠.
이제 스테디셀러가 된 탱글티저는 더 다양한 상황에 맞춘 브러시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얼티밋 블로우 드라이(The Ultimate Blow Dry)’는 드라이용으로 만든 제품인데요. 머리를 말리기 쉽도록 손잡이를 더했어요. 또, 브러시 중앙에 구멍을 뚫어 드라이 바람이 통과할 수 했죠. 이 디테일로 머리 말리는 속도는 빨라지고, 열이 한곳에 머물지 않아 머릿결 손상도 줄어들어요.
여기에다가 빗으로 두피를 케어하는 방법까지 제안하는데요. 대표적인 제품이 ‘두피 스케일링 브러시(The Scalp Exfoliator & Massager)’예요. 샴푸할 때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도구죠. 기존 브러시와 달리, 샤워 중에도 편하게 쥘 수 있도록 곡선형 바디로 만들었어요. 젖은 머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유연한 실리콘 빗살을 사용했고요. 덕분에 머리를 감으며 두피의 노폐물과 각질을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어요. 부드러운 자극으로 혈액 순환을 돕는 건 덤이고요.
빗의 디자인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 가능성을 확장해 온 탱글티저. 이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이제 엉킨 머리를 빗는 순간이 불편하지 않아졌어요.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탱글티저가 18년 동안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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