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커피를 더 비싸게 파는 이유
[브랜드] 테이크아웃 커피를 더 비싸게 파는 이유
커피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스페셜티 커피’. 산지와 생산자가 추적 가능한 고품질의 커피예요. 이제는 익숙한 개념이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어요. 커피 시장 초기에는 인스턴트와 저가 블렌드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원두를 어디서 어떻게 재배했는지 궁금해하는 소비자도 거의 없었죠. 그런 시기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브랜드가 있어요.
무려 47년 전, 1978년 코벤트 가든에 문을 연 몬머스 커피(Monmouth Coffee)예요. 이들은 매장 지하의 소형 로스터에서 단일 산지의 원두를 직접 볶아 판매했어요. 원두 자루마다 산지와 농장 이름을 붙였고요.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방식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시도였어요. 그렇게 몬머스 커피는 영국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초석이 되었죠.
40년이 지난 지금도 몬머스 커피는 여전히 커피를 대하는 태도를 남다르게 보여주는데요.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원두 판매 방식이에요. 매장에 들어서면 자루와 통에 담긴 원두들이 늘어서 있어요. 고객은 원두 설명서를 읽으며 원하는 만큼의 무게를 직접 주문하죠. 미리 포장된 완제품이 아니라, 주문 즉시 덜어 포장해주는 방식이에요. 시간도 품도 더 드는데, 굳이 왜 이렇게 할까요?
바로 그 과정 자체가 ‘경험’이 되기 때문이에요. 고객은 직접 원두 향을 맡고 상태를 확인하며, 마치 시장에서 식재료를 고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이미 포장된 원두만 판매하기 때문에, 언제 볶았는지, 얼마나 보관됐는지를 알기 어려워요. 하지만, 몬머스 커피에서는 원두를 자루에서 퍼 담아주기 때문에, 막 볶아낸 원두라는 인상을 남기죠.
여기에, 특이한 원칙이 하나 더 있어요.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이 더 저렴해요. 하지만 몬머스 커피는 오히려 반대예요. 테이크아웃을 원한다면, 5파운드(약 9,500원)를 더 내야 하죠. 그러다 보니 많은 고객들은 테이크아웃을 하지 않고 매장에 앉아 머그컵으로 커피를 즐기는데요. 종종 불편함을 토로하는 고객도 있어요. 그럼에도 몬머스 커피는 이 정책을 꿋꿋히 지켜오고 있죠. 왜 그러는 걸까요?
이유는 명확해요. 이곳은 종이컵을 아예 제공하지 않거든요. 대신 매장에서 재사용 컵을 빌려주고, 보증금 5파운드를 더 받는 거예요. 이후에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고요. 2022년부터 시작한 이 제도 덕분에, 몬머스 커피는 매년 약 50만 개의 일회용 컵과 뚜껑 사용을 줄이고 있어요.
이처럼 몬머스 커피는 불편하지만 확실한 태도를 고수해오고 있어요. 원두를 퍼 담는 방식이든, 일회용 컵을 금지하는 정책이든, 그들의 철학은 언제나 지속 가능한 방식을 향해 있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하는 것. 몬머스 커피가 ‘런던의 상징적인 커피 브랜드’가 된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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