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답례품이 된 케첩? 기발한 하인즈의 침투력!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요즘 상하이의 북 와이탄 황푸강변에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어요. 마치 동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거대한 빛의 버섯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거예요. 가까이 다가가면 버섯 숲 속에 들어온 듯 몽환적인 풍경이 이어지고,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한자 모양의 놀이터와 마주하게 되죠.
이곳은 유니온페이가 만든 ‘시의 놀이터’예요. 배경을 이해하려면 유니온페이의 사회공헌 활동을 먼저 짚어봐야 하죠. 유니온페이는 2019년에 처음으로 ‘시(詩) 포스기’를 보였어요. 결제를 위한 기계가 아니라, 산골 아이들이 쓴 시를 뽑아볼 수 있는 특별한 장치였어요. 사용자가 1위안을 기부하면 포스기에서 아이들의 시가 인쇄된 작은 종이가 나오고, 이 기부금은 전액 아이들의 예술 소양 교육을 위해 쓰이는 방식이에요. 지금까지 허난, 쓰촨, 신장등 400여 곳의 산간 학교에 설치됐고, 덕분에 7,0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예술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이번에 북 와이탄에 들어선 ‘시의 놀이터’는 이런 여정이 도심 속에 펼쳐진 장면이에요. 쑥쑥 자라는 작은 버섯에서 영감을 얻은 설치물이 강변을 수놓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이들의 시를 볼 수 있죠. 한자 ‘큰 대(大)’는 시소로, ‘바람 풍(风)’은 그네로, ‘사람 인(人)’은 미끄럼틀로 변신한 한자 놀이터도 마련돼 있고요. 버섯 모양의 포스기에 이르러서는 1위안의 기부만으로도 아이들의 순수한 시가 인쇄된 종이를 기념으로 받아갈 수도 있죠.
시의 놀이터는 도시와 산골을 잇는 다리이자, 중국식 사회 공헌이 어떻게 ‘문화 경험’으로 확장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예요. 산골 아이들의 시가 도심 속 예술로 변주되면서, 상하이 한복판이 잠시 동안이나마 시적인 놀이터로 바뀌었으니까요.
이처럼 상하이의 풍경은 자세히 살펴보면 특별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어요. 오늘도 함께 상하이를 호핑하며 감각적인 전략들을 살펴볼까요?
📍트렌드: 반려동물의 비만 상태를 사진 3장으로 알려준다고?
📍브랜드: 결혼 답례품이 된 케첩? 기발한 하인즈의 침투력!
📍디자인: 캐시리스 시대에 돈의 감각을 길러주는 저금통
[트렌드] 반려동물의 비만 상태를 사진 3장으로 알려준다고?
“세상은 망가져있지만, 고양이와 강아지가 그것을 꿰매준다.(世界破破烂烂, 小猫小狗缝缝补补)”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대하는 마음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에요. 반려동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큰 위로가 되죠. 이 정서적 가치에 힘입어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요. ‘2023-2024 중국 반려동물 산업 백서’에 따르면 도시 지역 반려동물 소비 시장은 2026년에 3,613억 위안(약 72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에요. 사료, 용품을 넘어 건강,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로까지 소비 영역도 넓어지고 있고요. 이에 따라 각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해요.
먼저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는 ‘반려동물 BMI(Body Mass Index) 테스트’를 출시했어요. 반려동물의 정면, 측면, 후면 사진만 올리면 체질량 지수를 알려주는 서비스인데요. 결과에 위트 있는 촌철살인 코멘트까지 붙여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죠. 오픈 6일 만에 110만 명이 참여했고, 5만 건 이상의 건강 데이터가 쌓였어요. 흥미로운 건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테스트 결과에 맞춰 사료, 건강 보조제, 운동 용품 같은 맞춤형 상품을 바로 추천하며 ‘재밌다’는 감정을 ‘구매’로 연결했어요.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는 감성 쪽에 무게중심을 뒀어요. ‘반려동물 프렌들리 시즌’을 시작하며 반려견 전용 크림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반려동물 테마 매장에서 사진 찍는 재미를 선사했죠. 무엇보다 고객이 직접 반려동물 사진을 업로드해 반려동물이 인쇄된 커스텀 컵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가 큰 반응을 얻었어요. 최종적으로는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해 기부 및 입양 캠페인까지 연결하며 브랜드 호감도를 끌어올렸죠.
SNS 플랫폼 샤오홍슈는 ‘커뮤니티’ 확산에 초점을 맞췄어요. 상하이 신천지 거리를 ‘고양이, 강아지 접수 구역’으로 꾸며 포토존을 만들고, 앱에 사진을 올리면 노출을 밀어주는 이벤트를 열었죠. 또 상하이 전역 13곳에는 ‘반려동물 존’을 조성해 사람들이 길을 걸으며 치유의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했고요. ‘반려동물에게 친근한 플랫폼’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가 플랫폼의 활력을 키우는 선순환을 겨냥한 거예요.
반려동물이 가족을 넘어 소비, 문화, 사회적 교류의 한 축이 되어가는 지금, 기업들은 제품 판매는 물론이고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 어떤 경험을 디자인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어요. 반려동물 경제의 선두주자가 누가 될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세요!
[브랜드] 결혼 답례품이 된 케첩? 기발한 하인즈의 침투력!
요즘 중국 주방에서는 소소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어요. 시중 토마토가 점점 단단해지면서 토마토 달걀 볶음 같은 중국 대표 가정식에서 원하는 풍미가 잘 안 나오고 있거든요. 소비자들은 ‘토마토 고르는 팁’을 공유하며 맛의 공백을 메우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었죠. 하인즈는 바로 이 틈새를 파고들었어요. ‘토마토 맛이 부족하다면 케첩으로 채우자’는 메시지를, 생활 속 경험으로 풀어낸 거예요.
1️⃣ ‘결혼 사탕’이 된 케첩
중국에서 결혼식 날 빠지지 않는 풍습 중 하나가 하객에게 나눠주는 기쁨의 사탕, ‘희당’이에요. 하인즈는 이 상징을 비틀었어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토마토 케첩과 토마토 달걀 볶음이 결혼했습니다’라는 포스터를 붙이고, 옆에는 폭죽처럼 엮은 케첩 샘플을 걸어뒀죠. 주민들은 출퇴근길에 작은 봉지를 하나씩 떼어가며 결혼 사탕을 받는 듯한 재미를 경험했어요. 샘플 이벤트를 넘어, 케첩을 일상과 연결하는 재치있는 순간을 만든 거예요.
2️⃣ 토마토 케첩통이 된 지하철 기둥
상하이 쉬자후이 지하철 환승 통로는 하루종일 오가는 사람들로 쉴 틈 없이 북적여요. 하인즈는 이곳을 ‘토마토 케첩’으로 물들였어요. 기둥을 거대한 케첩 병으로 바꿔버리고, ‘혹시 당신의 토마토가 이 광고보다 더 딱딱하다면?’이라는 위트있는 질문을 던졌죠. 아이들은 기둥을 껴안으며 장난을 쳤고, 목적지만 보며 바쁘게 걸어가던 어른들은 하인즈의 유머를 보고 웃었어요.
3️⃣ 장바구니로 변신하는 포스터
체험은 마트로도 이어졌어요. 융후이 마트 안에 설치한 ‘하인즈 브랜드관’은 작은 놀이터 같은 공간이었죠. 현장에서 케첩으로 만든 토마토 달걀 볶음을 맛볼 수도 있고, ‘포스터 뜯기 행사’도 열렸어요. 커다란 브랜드 포스터는 뜯어 쓸 수 있는 대형 장바구니로 제작되어, 고객들이 집으로도 가져갈 수 있도록 했죠.
이번 캠페인의 포인트는 명확해요. 케첩을 ‘감자튀김 먹을 때 찍어먹는 소스’라는 이미지에서 꺼내, 중국 집밥 풍미를 살려주는 조력자로 재정의한 거죠. 결혼 사탕, 지하철, 마트라는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반복하며, 소비자에게 ‘토마토 맛이 부족할 때 케첩이 답이다’라는 경험을 설계했어요. 그렇게 케첩이라는 카테고리의 무대 자체를 바꿔버렸죠. 이제 케첩은 중국인의 주방 속에서 ‘토마토의 대안’이자 ‘풍미 구원자’로 자리잡고 있어요.
[디자인] 캐시리스 시대에 돈의 감각을 길러주는 저금통
‘푸푸푸라(PUPUPULA)’는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육아를 즐길 수 있게 돕는 중국의 어린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단순히 귀여운 소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쓰는 순간을 상상하며 디자인하죠. 그래서 푸푸푸라가 디자인한 제품은 ‘아이 전용’이 아니라 집안 풍경 속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고,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편안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늘 가족 간 관계와 소통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다는 점이에요. 아이가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부모와 함께 썼을 때의 효과를 감안하죠. 그래서 제품이 가족 간 대화를 만들어주는 작은 장치로 기능하고요. 오늘은 각종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을 휩쓸고 다니는 푸푸푸라의 대표 제품 3가지를 만나 볼게요.
1️⃣ 디지털 시대의 저금 놀이 Little Can
중국 아이들은 디지털 머니 개념이 낯설지 않아요. 이미 부모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서죠. ‘리틀 캔(Little Can)’은 이런 시대적 맥락을 반영한 전자 저금통이에요. 부모님이 어플을 통해 얼마의 용돈을 줄 지 기입한 다음, 아이가 리틀 캔을 살짝 손으로 누르기만 하면 수령 끝. 잔액은 바닥을 뒤집어보면 언제든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죠. 단순한 저금통을 넘어, 아이가 금전 감각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도구예요.
2️⃣ 혼자 자기 시작한 아이를 지켜주는 전구 Little Bulb Nightlight
이 휴대용 무드등은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자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개발됐어요. 무선 충전이 가능한 둥근 전구 모양의 디자인은 친숙하면서도 따뜻하고, 사용법도 간단해요. 손으로 ‘꾹’ 눌러 켜고, ‘빙글’ 돌려 밝기를 조절할 수 있죠. 특히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깨지거나 손이 데일 염려도 없어요. 침대 옆에 둘 수도, 아기가 직접 쥘 수도 있어 부모들에게 높은 신뢰를 주고 있죠.
3️⃣ 아이를 행복한 J형으로 만들어주는 타이머 Little Timer
이 타이머는 사람들이 스스로 시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탄생한 3-in-1 휴대용 타이머예요. 알람, 시계, 타이머 기능을 모두 담아 아이뿐 아니라 바쁜 일정을 관리해야 하는 성인에게도 어울리도록 설계되었죠. 삼각형, 원, 사각형 같은 기본 도형으로 이뤄진 버튼 배열과 단순한 색 조합 덕분에 마치 게임기 같아서 누구나 친근하게 느껴요. NFC 태그와 앱 연동을 통해 일정을 시각화해줄 뿐만 아니라,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어 자기 주도적인 생활 습관을 길러주죠.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과정을 ‘재미있는 게임’처럼 느끼게 해주는 도구예요.
이처럼 푸푸푸라의 모든 제품은 ‘가족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 설계돼, 일상의 작은 풍경을 바꾸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줘요. 앞으로 이 브랜드는 또 어떤 디자인으로 육아를 돕고, 가족 관계를 따뜻하게 만들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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