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커피가 있다?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런던 코번트 가든 광장에 핑크색 커피 밴이 등장했어요. 네스프레소에서 열흘 동안만 운영한 깜짝 팝업이었죠. 신제품을 홍보하는 행사일까요? 이번엔 달랐어요. 이 커피 밴은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커피’를 팔고 있었거든요. 도대체 어떤 커피길래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걸까요?
이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2024년, 네스프레소는 영국의 사회적 기업 ‘체인지 플리즈(Change Please)’와 협업을 했는데요. 체인지 플리즈는 노숙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제공하고, 주거와 건강을 지원하며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커피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네스프레소는 ‘커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신념에 공감하며 협업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네스프레소의 품질과 체인지 플리즈의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새로운 커피 캡슐을 선보였죠. 일명, ‘네스프레소 포 체인지 플리즈(Nespresso for Change Please)’. 이 제품의 판매 수익 일부는 체인지 플리즈 재단에 전달되었는데요. 네스프레소는 첫해에만 무려 150만 파운드(약 26억 원)을 기부했어요.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그 협업을 거리로 옮겼죠.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런던 코번트 가든 광장 한가운데에 ‘네스프레소 밴’을 운영했어요. 밴에서는 두 브랜드가 함께 개발한 스페셜 블랜드 커피를 선보였고, 세계 커피의 날인 10월 1일에는 하루 동안 무료 커피를 나눠줬어요. 이후 9일간의 판매 수익 전액을 체인지 플리즈의 자립 프로그램에 기부했고요.
그뿐 아니에요. 네스프레소는 기부를 넘어 지속적인 동반자 역할을 이어가고 있어요. 직원들이 직접 이력서 워크숍과 면접 코칭에 참여하고, 체인지 플리즈 출신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죠. 이번 팝업은 그 끈끈한 협업의 연장선이었고요. 런더너들은 커피 한 잔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순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죠. 네스프레소는 커피의 맛이 아니라, 커피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보여준 거예요.
이처럼 런던의 가을, 코벤트 가든의 향긋한 커피 향 속에는 그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다정한 런던을 이어서 호핑해 볼까요?
국민 아침빵집이 한입 크기의 빵집을 오픈한 선넘는 이유
영국 거리를 걷다 보면, 파란 간판의 그렉스(Greggs)를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소시지 롤로 대표되는 이 베이커리 브랜드는 런더너들의 아침 한 끼를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죠. 그런데 최근 그렉스가 보여주는 행보가 남달라요. 빵집을 넘어, 영국인들의 일상 곳곳에 스며들려는 의지가 보이거든요. 어떻게냐고요?
1️⃣ 펍으로 간 그렉스
2025년 9월 27일, 뉴캐슬의 한 백화점에 그렉스의 첫 맥주 펍이 문을 열었어요. 이름은 ‘골든 플레이크 태번(The Golden Flake Tavern)’. 매장 안은 베이커리의 따뜻함과 펍의 여유로움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고, 메뉴도 그렉스다운 따뜻한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일요일에 먹는 고기 플래터인 ‘선데이 카버리’, 치킨에 치즈를 올려 구운 ‘치킨 파르모’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에요. 여기에 ‘카라멜 도넛 위스키’처럼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도 즐길 수 있죠. 베이커리 감성을 한스푼 더한 색다른 펍 메뉴예요.
이곳은 매주 화요일마다 퀴즈 게임이 열리고, 주말이면 맥주 한 잔을 기울이러 온 사람들로 붐벼요. 출근길에 들르던 빵집이 퇴근길의 맥주와 함께 돌아온 셈이죠. 2026년 2월까지만 운영하는 한정 매장이지만, 그렉스가 보여주는 변화는 짧지 않아요. 아침을 함께하던 브랜드가 이제는 하루의 끝까지 머무는 법을 배우고 있으니까요.
2️⃣ 거실에 들어온 그렉스
이번엔 엄청나게 큰 빵으로 변신해 집 안으로 들어왔어요. 인테리어 브랜드 아이콘(Icon)과 협업해 처음으로 홈웨어 컬렉션을 선보였거든요. 소시지 롤, 스테이크 베이크 같은 대표 메뉴를 모티브로 한 대형 빈백과 쿠션 시리즈예요.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소가 나올 만한 디자인이죠. 그렇다고 크기만 큰 건 아니에요. 빈백 안쪽엔 간식을 넣을 수 있는 작은 포켓을 만들어, 실용성까지 함께 챙겼어요.
‘베이커리가 쿠션을 만든다’라는 의외의 시도는 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어요. 익숙한 음식 메뉴가 낯선 모양으로 등장하자, 사람들은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워했죠. 그렉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위트 있게, 하지만 분명하게 F&B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을 이어가고 있어요.
3️⃣ 어디서든 만나는 그렉스
올해 하반기부터 그렉스는 ‘바이트 사이즈 그렉스(Bitesize Greggs)’라는 새로운 소형 매장의 포맷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이름처럼 ‘한입 크기’의 매장이죠. 기존 매장보다 더 작은 규모로, 기차역이나 쇼핑몰처럼 유동 인구는 많지만 공간 제약이 큰 곳에 문을 열 예정이에요. 메뉴도 간결하게 구성했어요. 소시지 롤, 샌드위치, 커피 등 핵심 메뉴만 빠르게 제공해 이동 중에도 잠깐 들를 수 있게 했죠.
그렉스는 이미 출근길과 점심 시간대에 강점이 있는 브랜드예요. 하지만 이번 소형 매장은 그보다 더 짧은 순간을 공략해요. 기차를 기다리는 5분, 쇼핑 중의 짧은 휴식처럼요. 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은 단순히 규모를 줄인 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변화이기도 하죠.
결국 그렉스는 아침의 빵집에서 저녁의 펍을 지나, 집안의 휴식까지 스며들고 있어요. 하루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브랜드가 되려는 거죠.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베이커리. 그렉스는 그렇게 영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속에 머무는 브랜드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어요. 경계를 넘나드는 국민 베이커리의 변신,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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