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하이에선 물 대신 이걸 마신다고?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최근, 상하이의 번화한 거리 한복판에 뜻밖의 존재가 나타났어요. 바로 사람도, 자동차도 아닌 ‘로봇 경찰관’. 헬멧 같은 머리에 LED 조명, 반사 조끼까지 차려입은 이 존재는 마치 무장을 하지 않은 로보캅처럼 교차로를 오가는 사람들과 차량을 놀라울 정도로 질서 있게 정리하고 있었죠.
이 로봇의 이름은 ‘샤오 후’. 작은 호랑이라는 뜻이에요. 실제 교통 경찰의 동작을 그대로 구현하며 손을 들고 멈추라고 하거나, 횡단보도 앞에서 사람들을 안내하기도 해요. 처음엔 퍼포먼스인가 싶었지만, 이건 상하이가 교통 관리에 인공지능 로봇을 실험적으로 도입한 진짜 현장이었답니다.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이 작은 호랑이의 등장은 상하이라는 도시가 어떤 미래를 실험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이에요. 사람보다 더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피로를 모른 채 하루 종일 거리를 지키는 로봇 경찰. 이런 풍경이 익숙해지는 날이 멀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처럼 AI와 로봇이 상하이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상하이의 거리 속으로 호핑해볼까요?
📍트렌드: 요즘 상하이에선 물 대신 이걸 마신다고?
📍브랜드: 커피의 탈을 쓴 광고회사? 커피 브랜드의 이유 있는 딴짓
📍디자인: 가구로 만든 글자? 이케아의 독특한 발상
[트렌드] 요즘 상하이에선 물 대신 이걸 마신다고?
요즘 상하이 사람들의 아침이 달라졌어요. 건강음료를 한 병씩 챙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죠. 구기자, 율무, 녹두 같은 재료가 들어간 음료를 병째 들고 다니며 ‘오늘도 나를 챙겼다’고 말하는 식이에요. 중약을 직접 달여 마시는 번거로움 대신, 마트나 편의점에서 병뚜껑만 따면 마실 수 있는 보양수가 새로운 건강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 뒤엔 유행 이상의 흐름이 숨어 있어요. 첫째, 팬데믹 이후 높아진 건강 불안. 둘째, 샤오홍슈 등 SNS에서 확산되는 건강 관리 콘텐츠. 셋째, 중의학에 대한 젊은 세대의 재평가예요. 그 결과 예전에는 ‘할머니가 마시는 음료’쯤으로 치부됐던 약재 기반의 음료들이 이제는 현대인을 위한 합리적인 건강습관으로 소비되고 있죠.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5~35세 소비자가 건강차 소비자의 37.6%를 차지할 정도예요. 또한 중국 중식 건강음료 산업 트렌드 보고서는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약 103억 위안(약 2조 6백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 밝혔죠. ‘제로 슈거 탄산수’ 이후 차세대 건강 음료 시장의 주인공이 보양수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요.
그렇다면 지금 가장 주목받는 건강음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는 율무차, 구기자차, 오디차, 팥차 등이 있어요. ‘약식동원(藥食同源)’ 개념 아래 예로부터 식탁과 약방을 넘나들던 음료들이죠. 율무는 습기를 제거하고, 구기자는 간 기능을 보호하며, 붉은팥은 부종을 개선하는 등 각각 기능이 뚜렷해요.
물론 이 건강음료들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어요. 약이 아닌 ‘식품’이기에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브랜드 간 차별성도 낮은 편이죠. 특히 대부분의 제품이 예로부터 잘 알려져 있는 레시피를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 구조도 리스크로 작용해요. 그렇다 보니 이미 치열한 가격 경쟁이 시작되었고, 일부에선 제품의 실제 가치나 효과에 비해 소비자가 비싼 돈을 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이 음료들을 찾아요. 비록 확실한 효과는 없어도, 마시는 순간만큼은 ‘내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위안이 되기 때문이에요. 건강을 챙긴다는 건 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브랜드] 커피의 탈을 쓴 광고회사? 커피 브랜드의 이유 있는 딴짓
‘커피 브랜드가 광고회사처럼 움직인다면?’
커피 브랜드 융푸(永璞)는 이 질문에 가장 기발한 방식으로 답한 브랜드예요. 2014년 설립된 융푸는 중국 최초로 콜드브루 커피액을 출시한 선구자인데요. 단순히 커피만 잘 만드는 곳이 아니라 마치 광고 에이전시처럼 일하는 커피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콜라보한 숫자만 누적 600건 이상(2024년 말 기준). 국내외 브랜드, 공공기관까지 수많은 파트너와 협업을 진행해 왔죠. 브랜드 고유의 미감을 살리면서도 매번 다른 세계관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은, 일관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해요.
그렇다면 대표적인 사례부터 살펴볼게요. 첫째는 상하이 정신건강센터와 협업해서 출시한 드립백. 융푸는 이 협업에서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감정적 처방으로 재해석했어요. 중국 전통 약방 스타일의 드립백 포장에 정신건강센터 주소를 그대로 인쇄해, 마치 커피 한 잔이 정신적 안정과 연결되는 의식인 것처럼 디자인했죠. ‘현대 청년들의 멘탈과 커피의 관계’를 밈처럼 위트 있게 풀어낸 이 협업은, 브랜드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로 꼽혀요.
다음 사례는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샤오커(Cature)와의 콜라보예요. ‘세계 산림의 날’이라는 타이밍에 맞춰, 두 브랜드는 ‘고양이 화장실 장식 경연대회’를 열었어요. 융푸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한 고양이 모래를 선물로 제공하며, ‘친환경, 반려동물, 커피’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엮은 점이 인상 깊었죠. 융푸는 이전에도 샤오커와 함께 커피 찌꺼기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브랜드 고유의 소재를 지속 가능성이라는 화두로 연결하면서 차별화된 협업 역량을 보여줬죠.
이토록 협업에 적극적인 융푸의 태도는, 콜라보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도전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가장 최근의 사례는, 상하이 한복판에 문을 연 커뮤니티 카페예요. 이 카페는 젊은 고객들이 붐비는 거리가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이 오가며 들르는 커뮤니티 센터 안에 자리 잡았어요. 화려한 인테리어나 트렌디한 조명 대신, 누구든 편히 앉을 수 있는 낮은 소파와 넉넉한 테이블이 배치돼 있고, 카페보다는 마을 사랑방에 가까운 분위기가 흐르죠.
메뉴 역시 그에 걸맞아요. 실험적인 조합이나 어려운 네이밍을 배제하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같은 클래식한 커피가 중심을 이루죠. 커피를 즐기지 않는 어르신들을 위해선 티 라떼, 우롱차 등 따뜻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고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그냥 커피 한 잔 주세요’라는 말만으로도 바리스타가 친절히 취향을 물어가며 어울리는 커피를 추천해준다는 점이에요. 융푸는 향후 메뉴 글씨 크기까지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결국 그 수단과 방법이 무엇이든 융푸의 정체성은 단순해요.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커피 문화’를 전파하려는 브랜드라는 것. 융푸는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커피가 도시의 일부가 되길 바라며, 지금도 더 많은 사람들의 삶 곁으로 다가가고 있어요.
[디자인] 가구로 만든 글자? 이케아의 독특한 발상
브랜드 디자인에서 타이포그래피는 중요해요.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인 동시에 가장 창의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영역이거든요. 이케아가 최근 선보인 여름 테마 타이포그래피 포스터는 바로 이 두 가지를 절묘하게 결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단순한 광고를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어요.
사연은 이래요. 이케아가 여름을 맞아 새롭게 발표한 포스터에는 한자가 큼직하게 배치되어 있어요. 그런데 한자가 좀 독특하죠. 획과 부수의 일부를 실제 제품 이미지로 대체했기 때문이에요. 정돈된 글씨체로 가독성을 높이고, 다양한 제품들로 글자를 완성한 모습을 보면 유쾌함에 웃음이 절로 나와요.
포스터를 한 장씩 살펴 볼게요. 아래 포스터에 소개된 파란색 베개는 이케아의 ‘크바른벤(KVARNVEN)’으로, 한쪽 면에는 온도를 조절하고 시원함을 유지해주는 벌집 모양 패턴이 있어요. 열대야에 시달리기 쉬운 여름에 사용하기 딱이죠. 그 취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포스터에 ‘시원하다’는 뜻의 한자(凉)를 적었어요. 그리고 파란 베개가 한자의 부수인 ‘口’ 자리에 들어가, 시원한 여름 느낌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죠.
다음으로, 공간 활용도가 좋아 작은 공간에 딱 알맞은 카트인 ‘로스코그(RÅSKOG)’ 제품은 어떻게 소개했을까요? 포스터에 쓰여 있는 한자(推)는 ‘밀다’라는 뜻이에요. 포스터에서는 부수가 들어갈 자리에 실제 카트 이미지를 넣어서 글자와 제품의 의미를 재치 있게 연결했죠.
마지막은 전세계에서 5초마다 하나씩 판매되고 있다는 책장 ‘빌리(BILLY)’. 포스터에 쓰인 한자(柜)는 수납장을 뜻하는데, 슬림한 빌리 책장을 절묘하게 배치해서 단어 자체의 의미와 제품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게끔 했어요.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 홍보를 넘어서, 이케아가 추구하는 ‘실용성과 아름다움의 조화’라는 브랜드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줘요. 제품의 형태와 기능을 글자라는 구조적 요소와 결합시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이해와 친밀감을 느끼도록 유도하죠. 결과적으로 이케아는 가구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감성’의 일부임을 강조하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소통 방식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고 볼 수 있어요.
오늘의 상하이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지인들에게 추천 부탁드려요. 내일은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에요. 뉴욕 호핑도 함께해 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