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최강자 다이슨이 딸기 농장을 한다고?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영국에서 광고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초콜릿 패키지가 등장했어요. 주인공은 캐드버리(Cadbury)의 ‘데어리 밀크’. 100년 넘게 영국인의 일상에서 사랑받아 온 국민 초콜릿이죠. 이 익숙한 초콜릿이 유쾌한 변신을 시도했어요. 이름하여, ‘나누기 위한 초콜릿(Made to Share)’.
데어리 밀크는 초콜릿을 36개의 조각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그래서 혼자 먹기보단, 함께 나누어 먹을 때가 더 잘 어울리는 초콜릿이에요. 그런데 이번 나누기에는 조금 특별한 규칙을 더했어요.
예를 들어 볼게요. 이 패키지는 ‘함께 드라이브를 떠난 세 사람’을 위한 초콜릿이에요. 세 칸으로 나뉜 크기만 보면 불공정해 보이지만, 포장에 적힌 문구를 읽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져요. 가장 큰 칸인 20조각은 피곤했을 운전자의 몫이에요. 그다음 12조각은 내비게이션을 본 사람에게, 마지막 4조각은 차에서 잠만 잔 사람에게 주는 거죠.
또 다른 패키지는 집에서 함께하는 식사 자리를 위해 디자인됐어요. 요리한 사람에겐 20조각, 청소한 사람에겐 12조각, 먹기만 한 사람에겐 남은 6조각이 돌아가죠. 이처럼 기여를 많이 한 사람에게는 가장 큰 몫을, 사실상 기여가 없는 사람에겐 가장 작은 몫이 돌아가도록 만들었어요. 정확히 1/N으로 나누는 대신, 수고를 반영한 거예요.
또, 가족, 친구, 회사 동료 등 다양한 관계에 맞춰 여러 시나리오로 패키지를 제작했어요. 그래서 내 상황에 꼭 맞는 패키지를 갖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죠. 흥미로운 건, 이 디자인은 재미를 넘어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초콜릿을 나누는 순간 각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하고,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집안일이나 장보기 같은 생활 속 수고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했죠.
영국 전용으로 선보였던 이번 캠페인은 전 세계로 바이럴 됐어요. 이 한정판 초콜릿은 출시 후 무려 1,650만 개가 판매됐고, 데어리 밀크의 전체 매출은 11.5%나 상승했죠. 유쾌한 아이디어와 따뜻한 메시지를 인정받아, D&AD, One Show 등 주요 광고제에서도 수상을 했고요.
초콜릿 마저 다정한 영국의 디자인. 작은 조각 하나에도 마음을 나누는 런던에는, 또 어떤 달콤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런던으로 함께 호핑해 볼까요?
📍트렌드: 영국은 지금 오아시스 모드
📍브랜드: 청소기 최강자 다이슨이 딸기 농장을 한다고?
📍디자인: 나를 닮은 장난감이 필요한 뜻밖의 이유
[트렌드] 영국은 지금 오아시스 모드
영국의 여름이 더 뜨거워졌어요. 전설의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가 2009년 해체 이후 15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거든요. 이들은 오랜 불화를 끝내고, 2025년 월드 투어를 전격 발표했는데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전 세계에서 콘서트 예매를 위해 무려 1,400만 명이 몰리며, 150만 장의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어요. 공연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일부 도시에선 긴급하게 추가 공연이 편성됐죠. 그리고 7월 4일, 영국 웨일스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의 막이 올랐어요. 그 열기는 올여름을 기점으로 음악 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번져가고 있어요.
우선, 패션이에요. 영국 금융 그룹 ‘바클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팬의 약 3분의 1이 콘서트에서 90년대 스타일로 입을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해요. 덕분에, 브릿팝의 시그니처 아이템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죠. 파카, 버킷햇, 밴드 티셔츠가 대표적인데요. 특히, 오아시스 패션의 상징인 파카는 한여름에도 틱톡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검색량이 급증하며 오아시스 열풍을 보여줬어요.
이 흐름에 맞춰 패션 브랜드들도 발 빠르게 오아시스 콜라보 컬렉션을 내놓았어요. 그중 리바이스는 ‘투어를 위한 준비(TOUR-READY STYLE)’ 라인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죠. 오아시스 로고가 박힌 밴드 티셔츠부터 재킷, 파카까지. 콘서트에 어울리는 패션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는 이 오아시스 신드롬에 재치 있게 합류했어요. 밴드의 대표곡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에서 착안해 ‘슈퍼노바 샴페인’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는데요. 이 샴페인은 SNS에서 화제가 되며 빠르게 매진되었어요.
알디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로컬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갔는데요. 오아시스의 고향인 맨체스터의 한 매장 간판을 맨체스터식 억양을 살린 ‘알데(Aldeh)’로 바꿨어요. 아티스트의 고향을 위트 있게 반영하고, 지역을 잘 이해한 센스 있는 마케팅이었죠. 팬들이 일부러 매장에 찾아가 인증샷을 남기기 시작했고, 결국 일시적인 캠페인으로 끝낼 예정이던 이름을 영구적으로 유지하기로 했어요.
이 트렌드에 오아시스가 사랑하는 스포츠가 빠질 수 없죠. 오아시스는 축구팀 '맨체스터 시티 FC’의 오랜 팬인데요. 밴드와 구단 모두 맨체스터 출신으로, 도시를 대표하며 같은 지역 팬층을 공유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재결합을 기념해 콜라보를 진행했죠. 팀 유니폼과 머플러, 티셔츠 등에 오아시스 1집 앨범 아트워크를 입혀 상징적인 굿즈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앨범 커버를 그대로 재현한 화보로 화제를 모았죠. 이 협업은 맨체스터의 문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었답니다.
이처럼, 오아시스의 귀환은 영국 전역을 뒤흔든 거대한 축제가 됐어요. 콘서트 티켓과 굿즈 판매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패션과 스포츠를 비롯한 여러 산업을 ‘오아시스 모드’로 물들였죠. 이번 재결합은 오랜 팬들에게는 짙은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설렘을 남기며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어요.
[브랜드] 청소기 최강자, 다이슨이 딸기 농장을 한다고?
‘다이슨’ 하면 떠오르는 건? 강력한 청소기, 스타일리시한 헤어드라이어, 날개없는 선풍기 같은 혁신적인 가전제품들이죠. 그런데 이 다이슨이 영국에서 가장 큰 농업 회사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이에요. 영국 링컨셔에 위치한 이 대규모 농장은 언뜻 보면 가전 회사와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데요. 사실은 다이슨이 가장 잘하는 ‘엔지니어링’의 연장선에 있어요.
다이슨 파밍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다이슨의 CEO인 제임스 다이슨은 점점 낮아지는 영국의 식량 자급률을 보며, 이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는 대규모 농지를 매입하고, 가전에서 갈고 닦은 특허 기술을 농업 현장에 하나씩 적용하기 시작했죠.
딸기 재배만 봐도, 가전제품에서 보던 기술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우선 재배 방식부터 독특해요. 다이슨의 딸기는 흙 위에서 자라지 않거든요. 거대한 관람차 모양의 프레임에 매달려 회전하고 있죠. 모든 잎이 균알하게 햇빛을 받도록 설계된 구조예요. 이 곡선과 회전 설계는 마치 청소기 내부에서 공기를 제어하는 기술 구조를 연상시켜요.
재배 환경도 정밀하게 관리돼요. 공기청정기 기술을 응용해 빛의 강도, 온도, 습도, 물 공급 속도까지 센서가 초 단위로 측정하고 자동으로 조절하죠. 병충해 관리 방식도 특별해요. 자외선으로 곰팡이 발생을 차단하고, 고해상도 센서가 잎 표면에서 해충 등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면 즉시 제거하는 시스템이 작동돼요.
수확 단계에서는 로봇이 나서는데요. 색과 질감을 스캔해 딸기의 숙성도를 판별하고, 로봇 팔로 손상 없이 수확한 뒤 자동 분류 라인으로 보내죠. 이 과정에는 다이슨 로봇청소기의 핵심 기술인 비전 센싱과 정밀 제어가 그대로 녹아 있어요.
이런 기술을 유기적으로 도입하면서, 수확량을 기존보다 최대 2.5배까지 높였어요. 현재는 매년 약 1,250톤의 고품질 딸기를 재배해 백화점 등에 공급하고 있죠. 딸기뿐 아니라, 농장 전반에 다이슨의 기술과 순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밀, 보리, 감자 같은 곡물과 채소는 물론, 소고기와 양고기까지 생산하며 농업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재배한 작물은 식탁에만 오르지 않아요. 대표적인 예가 해바라기인데요. 농장에서 수확한 해바라기에서 오일을 원료로 추출한 후, 다이슨은 첫 프리미엄 헤어 케어 제품 ‘다이슨 오메가(Dyson Omega)’를 선보였어요. 약 80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심고, 압착해 얻은 오일을 핵심 성분으로 사용했죠.
가전에서 농업, 그리고 다시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지는 확장은 다이슨이 사업 영역마저도 혁신하는 기업임을 증명해요. 무대를 거침없이 넓혀가는 다이슨, 다음에는 또 어떤 놀라운 변신을 보여줄까요?
[디자인] 나를 닮은 장난감이 필요한 뜻밖의 이유
어린 시절, 나를 닮은 장난감을 갖고 싶다는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그런데 이 소망, 장애 아동에게 훨씬 더 간절해요.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2억 명이 넘는 아동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장난감 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죠. 설령 등장하더라도, 병원 환자나 괴짜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이는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장난감 상자 속에서조차 자신을 닮은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면, 어린 마음에 자존감이 흔들릴 수 있죠. 2015년, 영국의 작가 레베카 앳킨슨은 이 문제와 마주했어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청각 보조기기를 착용했지만, 그녀와 닮은 장난감을 본 적이 없었어요. 보조기기를 착용한 장난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사회 밖에 있는 듯한 소외감을 느끼게 했죠.
어른이 된 그녀는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장난감 속에서 소외를 배우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현실을 바꾸기로 결심했죠. 레고, 바비, 플레이모빌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 직접 목소리를 내, 장애를 긍정적으로 담아낸 제품을 만들도록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비영리단체 ‘토이라이크미(ToyLikeMe)’가 탄생했어요.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이미 있는 장난감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이었죠. 휠체어를 탄 마법사, 안내견과 함께하는 요정, 보청기를 착용한 인형 등. 장애를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녹여내도록 했어요. 의료기기처럼 보이지 않게 색상과 비율을 조정했고, 안내견이나 휠체어도 장난감 디자인에 어울리도록 완성했죠. 아이들이 멋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요.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장난감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어요. 플레이모빌에는 휠체어와 안내견 피규어를 출시하자는 청원에 5만 명 이상 서명했고, 실제 제품으로 이어졌죠. 레고는 2016년 첫 휠체어를 탄 피규어를 선보였고요. 이후 바비, 로띠 등도 인형과 피규어 라인업에 장애를 반영한 제품들을 잇따라 추가하기 시작했어요.
‘토이라이크미’는 캠페인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글로벌 브랜드의 자문 역할을 맡아, 제품 디자인에 어떻게 포용성을 담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조언했죠. 이런 꾸준한 협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졌는데요. 다양한 장난감이 출시될수록 장애 아동은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아동들은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이처럼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놀이 도구를 넘어, 세상을 비추는 작은 창이 되기도 해요. 그 창에 더 많은 얼굴과 이야기가 담길수록,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모든 아이를 포용하는 장난감이 더 많이 세상에 등장하길 기대하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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