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간장, 거품 간장? 간장의 혁신이란 이런 것!
‘투명한’ 간장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액체가 아니라 거품으로 된 ‘거품’ 간장은요? 애니메이션에나 등장할 법한 제품이지만, 도쿄 아사쿠사의 조미료 가게 ‘데마치 히사야(Demachi Hisaya)’에서 실제로 판매하는 간장들이에요. 2019년 처음 출시되었던 투명 간장의 경우 지금까지 150만 개 이상 판매되었어요. 2025년 4월 출시된 거품 투명 간장은 히트 상품인 투명 간장을 거품화한 제품으로, 역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중이죠.
심지어 이 가게에는 간장 또는 된장을 한천과 섞어 얇은 종이 모양으로 만든 ‘리프 간장(Leaf soy sauce)’, ‘리프 미소(Leaf miso)’도 있어요. 간장과 된장을 0.2mm의 두께로 고체화한 제품으로, 마치 나뭇잎처럼 얇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그런데 이런 실험적인 간장과 된장은 도대체 누가, 왜 만드는 걸까요?
혁신적 조미료들을 개발한 주인공은 데마치 히사야를 운영하는 ‘훈도다이(フンドーダイ)’예요. 훈도다이는 1869년에 개업한 조미료 회사인데요. 이 오래된 조미료 회사는 전통적인 조미료들의 새로운 활용 방법과 판로를 찾고 싶었어요. 회사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였죠.
그래서 조미료의 색과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어요. 원래 요리에 따르거나 물에 풀어서 쓰던 조미료를 요리 위에 얹고, 요리를 말거나 감싸고, 요리 사이에 끼우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죠.
예를 들어 투명 간장의 경우, 요리의 색을 해치지 않아요. 덕분에 일본 요리는 물론, 식재료의 색감이 중요한 프렌치나 창작 요리에 활용될 수 있죠. 거품 투명 간장은 몽글몽글한 텍스쳐 덕분에 카나페, 카르파치오 등의 요리에 올리기 좋고요. 리프 간장이나 리프 미소는 일본 조미료 특유의 감칠맛을 살리면서도 액체형 소스가 아닌, 고체형 식재료로 쓰일 수 있어요.
일본 전통 조미료를 사용하는 방식을 요즘 스타일로 바꾸자, 해외 셰프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프랑스 파리 등 해외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도 훈도다이의 투명 간장을 사용하고 있죠. 일본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 진출과 인바운드 활로를 넓힌 건 신의 한 수예요. 덕분에 2025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고, 훈도다이의 투명 간장은 무려 32개 국가에 수출 중이죠.
전통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라도 국경을 넘으면 신문물이 돼요. 다만 그 국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뿐이에요. 훈도다이는 일본의 오래된 조미료의 색과 형태를 바꿔 국경을 넘어서도 익숙하게 쓰일 수 있도록 했어요. 회사 설립 150주년을 맞아 투명 간장을 개발한 덕분에 앞으로의 150년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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