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지금, ‘경험점’으로 진화 중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서울 마스터예요.
요즘 어딜 가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가 들려와요. 지난 6월 말 공개된 이후 단 2주 만에 3,300만 뷰를 돌파하며 93개국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하더니, 작품에 등장한 가상의 케이팝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노래가 빌보드 핫100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상위권까지 점령했죠. 가상 아이돌이 부른 OST가 실제 가수를 제치고 글로벌 차트를 흔든 거예요.
더불어 굿즈 시장도 뜨거워졌어요. 작품에는 한국 민화 속 호랑이와 까치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더피’와 ‘서씨’가 등장하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련 상품이 연일 품절되며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어요. 온라인숍 방문자 수는 영화 공개 전보다 무려 70배 넘게 늘었다고 하고요.
이 애니메이션이 이토록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케이팝 스타가 악령을 퇴치한다는 독특한 설정, 극 전체를 이끄는 스타일리시한 음악과 액션, 그리고 케이팝 특유의 세계관까지.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서울이라는 도시의 존재감이었어요. 홍대 거리와 한강, 지하철, 식당 하나 하나가 ‘서울’이라는 도시의 미학과 매력을 디테일하게 전달하고 있으니까요.
그 결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서울’이라는 브랜드의 확장판이 됐어요. 다시 한번 세계의 이목이 서울에 집중되고 있죠. 그래서 이번 주 시티호퍼스는 서울에 깃든 크리에이티브와 상상력을 새로운 시선으로 탐색해보려 해요. 트렌드, 브랜드, 디자인, 클래식까지 함께 들여다볼까요?
📍트렌드: 편의점은 지금, ‘경험점’으로 진화 중
📍브랜드: 한국식 식문화에 딱 맞는 유려한 커틀러리!
📍디자인: 패턴과 컬러로 ‘기분의 결’을 바꾸는 브랜드?
[트렌드] 편의점은 지금, ‘경험점’으로 진화 중
한국 편의점 시장은 지금 포화 상태예요.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4사의 편의점 수는 2024년 말 기준으로 5만4852개로 집계됐어요. 인구 1억 2000만 명이 넘는 일본의 편의점 수(5만7019개, 2023년 기준)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에요. 인구 대비로 보면 그 차이는 더 뚜렷해져요. 한국은 약 900명당 편의점 1개꼴인데, 일본은 2200명당 1개꼴이니 국내 편의점 밀도가 일본의 두 배를 넘는 거죠.
업계 전반의 성장률은 어떨까요? 연간 매출 증가율이 2025년 1분기 -0.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작정 점포를 늘리는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됐어요. 이제 편의점 산업은 ‘얼마나 많이 열었느냐’보다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거죠.
그 결과 업계에서 최근 주목하는 키워드는 ‘질적 성장’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가 ‘경험하고 싶은 공간’으로 변모시키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어요. 그 해답으로 등장한 전략이 바로 특화 매장이고요.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볼게요.
우선 세븐일레븐이 서울 동대문에 오픈한 ‘동대문던던점’. 기존 점포보다 3.5배 넓은 규모로, 패션과 뷰티에 특화된 공간이에요. K-뷰티의 성장세에 힘입어 마녀공장, 메디힐, 셀퓨전씨 등 뷰티 브랜드 30여종을 갖춰 놓았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뭉(MWOONG)’과 협업한 한정 굿즈와 의류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고요. 방문객 중 외국인 소비자가 약 70%에 육박하는 위치적 특성을 살려 파격적인 공간 실험에 나선 거예요.
한편, CU는 한국 편의점의 대표 먹거리 ‘라면’에 집중했어요. 2023년 12월 업계 최초로 ‘라면 라이브러리’라는 이름의 특화 매장을 선보였고, 2025년에는 서울의 한강버스 선착장 7곳에 새롭게 문을 열며 매장을 늘렸죠. 수십 종의 라면을 한자리에 모은 진열대, 즉석 조리기와 시식대, 여행자들을 위한 컵라면 체험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증샷 명소로도 떠올랐어요. CU는 앞으로 이 공간 실험을 전국 가맹점으로 확산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라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정서를 담은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설계해서요.
마지막으로 GS25는 스포츠 팬심을 공간에 녹였습니다. 인기 구단들과 손잡고, 각 구단의 굿즈를 판매하고 응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스포츠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요. 대표 매장인 ‘GS25 연남한양점’은 FC서울을 테마로 리뉴얼 했는데요. 유입 고객 수가 기존 대비 60%나 급증했어요. 충성도 높은 팬층이 있는 만큼, 응원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 매장 구조는 단순한 MD 구성을 넘어 ‘커뮤니티 허브’로도 진화하고 있죠.
이처럼 편의점들이 공통으로 실험 중인 키워드는 ‘경험’입니다. 제품은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지만, 경험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니까요. 특화 매장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고, SNS 확산을 유도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고급화하려는 것이 업계의 전략입니다. ‘편의’만 팔던 것에서 ‘경험’을 파는 매장으로의 변신을 지켜봐 주세요.
[브랜드] 한국식 식문화에 딱 맞는 유려한 커틀러리!
한식 문화를 가장 잘 아는 나라에서, 가장 세심하고 정제된 커틀러리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호랑’(HORANG)이 그 상상을 이상적으로 구현했어요. 수저 하나로 세계의 시선을 끌었거든요. 아시아 대표 디자인 어워드인 DFA(Design For Asia Awards)에서 ‘Product & Industrial Design’ 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 브랜드의 특별함은 어디서 나올까요?
첫째, ‘한국 커틀러리 장인’과의 협업이에요. 대부분이 수입 커틀러리를 좇을 때, 호랑은 한국 장인의 손을 택했어요. 사라져가는 국내 커틀러리 생산 생태계 속에서 40년 넘게 칼과 수저를 만들어온 장인과 손을 잡고, 55가지 공정을 거쳐 커틀러리를 빚었어요. 이렇게 ‘한국식 수저’의 기준이 새로 태어났죠.
둘째, ‘한국식 식문화’에 딱 맞는 디자인이에요. 밥, 국, 반찬으로 구성된 한국 식문화에 맞춰 최적의 그립감과 곡선, 크기를 갖추었고, 끝이 바닥에 닿지 않는 디자인은 식탁 위에서도 단정한 인상을 남겨요. 수저 밑에 티슈를 깔아 놓지 않아도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죠. 호랑은 보기에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용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해요.
셋째, 세계관을 확장하는 ‘한옥 쇼룸’이에요. 호랑은 브랜드의 감도를 단순히 제품에만 담지 않아요. 서울 서촌에 자리한 쇼룸은 1965년 지어진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해 완성했어요. 기둥과 서까래를 살리고, 창호문을 서랍대로 만드는 등 공간 전체를 공예 작품처럼 만들었죠. 단지 수저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맥락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세계관으로 기능해요
.
그 결과, 호랑은 도구와 예술 사이의 경계를 유려하게 넘나들어요. 일상 속 테이블 위에 놓인 하나의 커틀러리가 전통과 공예, 디자인의 밀도를 담는 오브제가 됐죠. ‘일상 속 한 조각’이 되겠다는 호랑의 약속처럼요!
[디자인] 패턴과 컬러로 ‘기분의 결’을 바꾸는 브랜드?
일상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의미하죠. 안정감을 주지만, 반복이 쌓이면 쉽게 무뎌지고 지루해지기도 해요. 이럴 때 간단하고도 사소한 방식으로 일상을 환기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할 그래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드롭드롭드롭(dropdropdrop)’처럼요.
드롭드롭드롭은 감각적인 컬러와 위트 있는 패턴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다채로운 감정을 불어넣어요. 집 안 어느 공간에 두어도 마치 회화 작품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텍스타일과 색감은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 기분의 결을 바꾸는 힘이 있어요. 그래서 매일의 루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죠.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넘어, 감각과 기분을 고양시켜주는 드롭드롭드롭의 대표 상품들을 소개할게요.
1️⃣ 소프트쉬폰커튼 BERRY BLOOM RED
단 한 폭만으로도 공간에 특별한 변화를 선사해 ‘한폭커튼’이라 불립니다. 잡지 속 인테리어처럼 세련된 분위기를 쉽게 연출할 수 있으며, 창문뿐 아니라 공간 사이 파티션 용도로도 활용 가능해요. 특히 큰 창 옆이나 작은 창에 스타일리시하게 매치할 수 있어 다용도로 사랑받는 제품이죠.
2️⃣ 딜리백 LUCKY HEARTY GREENBERRY
손잡이가 하나만 달린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양의 미니 토트백이에요. 내부를 은박 단열제로 제작한 덕분에 보온, 보냉이 가능해 도시락 가방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트링을 조이면 키치한 패션 아이템이 되기도 하죠. 패턴의 이름은 ‘럭키하티 그린베리(LUCKY HEARTY GREENBERRY)'. 일상에 언제나 행운과 사랑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려넣은 거예요.
3️⃣ DRP 올라운드웨어 로브 MILD MEMORY YELLOW
아무리 쉬는 공간이라지만, 집에서도 싱그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이 데일리웨어는 편안함과 스타일을 모두 잡았어요. 산뜻한 옐로 컬러와 부드러운 면 100% 소재가 어우러진 루즈핏 로브로, 입자마자 피부 톤을 환하게 밝혀주죠. 같은 패턴으로 셋업을 완성하거나, 원하는 아이템만 골라 스타일링할 수 있는 자유로움도 매력 포인트예요.
오늘 만난 서울 호핑은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지인들에게 추천 부탁드려요. 그럼 우리는 내일 도쿄 마스터와 함께 도쿄로 호핑하며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