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북카페가,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법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10월의 런던은 예술로 들썩이고 있어요. 리젠트 파크에서는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과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가 열리고, 도시 곳곳에서는 전시와 파티, 팝업이 이어졌죠.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바로, 프라다(Prada)가 주최한 ‘프라다 모드(Prada Mode)’예요.
프라다 모드는 프라다가 2018년부터 전 세계를 순회하며 진행해 온 ‘이동식 소셜 클럽’이에요. 패션을 중심에 두되, 예술, 건축, 영화, 음악이 교차하는 현장을 만드는 게 목표죠. 2025년에 열린 런던 에디션은 프라다 모드의 13번째 시리즈이자, 2019년 이후 두 번째로 열린 런던 행사였어요.
이번에는 프라다가 킹스크로스의 타운홀을 완전히 새롭게 변신시켰는데요. 주제는 ‘관객(The Audience)’. 화려한 런웨이도, 신제품 런칭도 아닌,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어떻게 했을까요?
이 전시는 덴마크, 노르웨이 출신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이 연출을 맡았어요. 그들은 타운홀 내부를 거대한 시네마 공간으로 바꾸고, 초록빛 벨벳 의자를 100여 개 줄지어 놓았죠. 그중 몇몇 좌석에는 사람처럼 정교하게 만든 조각상들을 앉혔어요. 관람객은 시네마에 들어와, 조각상들 사이에 섞여 앉아 함께 스크린을 바라보게 돼요. 멀리서 보면 누가 살아 있는 관객이고, 누가 조각상인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죠.
스크린에는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만든 영상이 반복 상영되는데요. 콘텐츠가 잘 보이지 않으니 관객의 시선은 화면에서 점점 옆자리에 앉은 조각상으로 옮겨가요. 조각상이 영화를 바라보는 동안, 관객은 조각상을 바라보게 되는 거예요. 보는 사람과 보여지는 사람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에요.
프라다는 이미지가 넘쳐나고 집중이 흩어지는 시대에 ‘관람’의 의미를 다시 묻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관객이 스스로 보는 사람이자, 동시에 보여지는 존재가 되는 경험을 만들었죠. 이번 전시는 런던의 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찾으며 ‘반드시 봐야 할 전시’로 꼽혔어요. 입장은 무료였지만 사전 등록이 필요해,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화제가 됐어요.
프라다는 오래전부터 이런 방식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장해 왔어요. 패션을 넘어 문화를 큐레이팅하는 브랜드, 옷보다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로요. 이번 프라다 모드 런던에서도 그 철학을 명확하게 보여줬죠. 이처럼 런던은 패션도 문화가 되는 영감의 도시예요. 이번엔 패션이었지만, 다음엔 어디서 영감이 시작될지 모르죠. 그럼, 계속해서 예술적인 런던을 호핑해 볼까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북카페가,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법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북카페는 어디일까요? 문학 전문 플랫폼인 ‘1000 Libraries’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북카페 10곳’에 그 답이 있어요. 전 세계 애독자들의 투표로 선정된 결과로, 런던에서는 단 한 곳만 이름을 올렸죠. 바로, 피카딜리 거리에 자리한 ‘메종 애술린(Maison Assouline)’이에요.
이곳은 프랑스 럭셔리 출판사 ‘애술린(Assouline)’이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예요. 1994년 파리에서 시작한 애술린은 패션, 예술, 건축, 여행, 디자인 등 문화 전반을 다루는데요. 그들에게 책은 소장하고 감상하는 예술품이에요. 그래서 모든 책은 장인의 손으로 한 장씩 제본되고, 종이의 질감부터 색감, 폰트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하나의 럭셔리한 오브제처럼 완성되죠.
애술린은 롤렉스, 샤넬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브랜드의 세계를 책으로 기록하는 출판사’로 자리 잡았어요. 그리고 그 세계관은 자연스럽게 공간으로 확장되었죠. 그렇게 탄생한 곳이 ‘메종 애술린’이에요. 뉴욕, 파리,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에 문을 열었지만, 각 공간이 도시의 건축과 문화에 맞게 다른 분위기를 지니죠.
그중에서도 런던 매장은 애술린의 미학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꼽혀요. 1922년에 지어진 옛 은행 건물을 새롭게 단장한 이곳은, 높은 책장과 대리석 기둥, 클래식한 조명이 어우러져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요. 공간 곳곳에 놓인 책과 가구, 오브제들은 마치 다른 시대의 살롱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하죠.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중앙에 자리한 ‘스완즈 바(Swans Bar)’예요. 낮에는 커피와 티를, 밤에는 칵테일과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손님들은 책을 읽으며 잔을 기울이기도,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책과 예술, 미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에요.
이곳에서 책은 읽을거리를 넘어, 하나의 경험으로 다가와요. 책과 가구, 조명, 향, 음악까지 모든 요소가 애술린의 미학 아래 정교하게 어우러져 있거든요. 이처럼 런던의 메종 애술린은 출판이 어떻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지 세련되게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런던의 오후를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 앉아 책 한 권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하루가 더 풍요로워질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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