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가 꺼내 든 새로운 카드, ‘이웃형’ 매장!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상하이 마스터예요.
샤워할 때 한 번쯤 노래를 흥얼거려 본 적 있을 거예요. 샤워기를 마이크 삼고, 드라이아이스 효과를 내는 수증기 안에서 노래하다 보면 누구나 욕실 속 가수가 되죠. 게다가 좁은 벽이 목소리의 울림까지 더하니 이보다 더 좋은 사적인 무대는 없어요. 이 은밀한 즐거움 덕분에 ‘욕실 속 노래’는 세대를 막론하고 보편적 습관이 됐어요.
물론 노래를 받쳐 줄 반주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요. 사람들이 스마트폰 스피커로 만족하고 있을 때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이 나섰어요. 중국 가전 브랜드 ‘하이얼’의 특별한 온수기를 독점 판매하기로 했거든요. 노래 반주와 온수기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 온수기는 급속으로 물을 가열할 뿐 아니라, 노래가 흘러나와요. 그뿐 아니라 음성 제어가 가능하고 ‘QQ뮤직’ 같은 음악 플랫폼과 연동되어 있어 원하는 노래를 편하게 틀 수 있죠.
징둥닷컴은 ‘욕실 속 무대’를 만들어주는 생활밀착형 온수기를 위해 특별한 마케팅까지 마련했어요. 지하철이나 앱 배너 등을 통한 전통적인 홍보 대신 중국 노래방 ‘KTV’를 찾아갔거든요.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술 마시며 노래하는 문화는 스트레스 해소와 자기표현의 핵심 통로예요. 징둥닷컴은 KTV에서 노래를 부르고 나온 사람들이 ‘마이크를 뺏겼나요? 욕실에선 아무도 안 뺏습니다’ 같은 카피들을 볼 수 있게 했어요.
징둥닷컴은 허를 찌르는 장소로 찾아가 사람들을 웃게 만들면서도 제품 기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줬어요. 게다가 노래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의 아쉬운 마음을 포착해, 집에서도 노래를 계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죠. 이는 사람들의 일상 속 습관을 포착한 제품과 재치 있는 마케팅이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는지 보여주는 사례예요. 오늘 상하이에서는 또 어떤 세심한 관찰력이 비즈니스 현장에서 발휘되고 있는지 함께 호핑해볼까요?
📍트렌드: 음료업계의 차세대 클래식이 될 재료는 ‘이것’?
📍브랜드: 하이디라오가 꺼내 든 새로운 카드, ‘이웃형’ 매장!
📍디자인: 생필품에서 뷰티템으로? 구강 세정제의 아름다운 진화
[트렌드] 음료업계의 차세대 클래식이 될 재료는 ‘이것’?
중국 음료 시장에서 ‘쌀’이 조용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예전엔 식탁 위 주식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밀크티, 요거트 음료 속에 들어가 쫀득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을 내는 새로운 무기가 된 거죠. 쌀을 음료에 쓰는 이유는 명확해요. 첫째, 다양한 품종과 질감 덕분에 색다른 입체감을 만들 수 있고, 둘째,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공급망이 안정적이라 브랜드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죠. 마지막으로, 쌀이라는 친숙한 재료는 문화적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해요. 지역 특산 쌀이나 전통 발효 공정을 활용하면, 소비자는 ‘향수’와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음료 브랜드들은 쌀을 토핑에도, 베이스에도, 발효 과정에도 모두 활용하며 상상력을 끝도 없이 펼쳐 나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들이 효자 소재인 쌀을 활용하는 법을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먼저 ‘헤이티’. 쌀을 ‘여름용 아이스 디저트’로 풀어냈어요. 햇볕에 잘 익은 멜론과 신선한 오이를 베이스로 한 아이스 블렌드 음료에 찹쌀을 넣어 갈아 ‘멜론 아이스 슬러시’를 만들었죠. 이렇게 하면 과일의 시원함과 찹쌀 본연의 맛이 교차하며 과하게 달지도, 인위적이지도 않은 맛의 슬러시가 탄생해요. 또 다른 메뉴인 ‘치즈 찹쌀 타이티’에는 흰 찹쌀을 치즈와 섞어 밀크티 위에 올렸는데, 꾸덕꾸덕한 치즈와 쫄깃한 알갱이가 동시에 씹혀요.
다음은 ‘러러차’. 쌀로 지역 문화를 한껏 끌어안았어요. 중국 신장 지역에는 대나무 잎에 싼 찹쌀 밥인 쫑즈 위에 새콤한 신장 요구르트를 얹어 먹곤 해요. 러러차는 이 전통 간식에서 영감을 받은 요거트 쫑즈 시리즈를 출시했죠. 달콤한 무화과와 리치 과육에 진한 요거트를 더하고, 바닥에는 하얀 찹쌀 알갱이들을 깔았어요. 쫄깃한 텍스처가 매력적인 이 제품은 출시 직후 예상 대비 20%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통이 이렇게 힙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얻었고, 러러차 특유의 로컬 감각을 제대로 입증한 사례로 손꼽혔죠.
마지막으로 ‘모어 요거트’. 신선한 과일과 유기농 요거트 위에 특수 공정을 거쳐 만든 찹쌀을 올려, 새콤달콤함과 부드러움, 쫀득함을 층층이 쌓았어요. 한 잔의 요거트 속에 세 가지 질감이 공존하도록 했죠. 이 신선한 조합은 곧바로 샤오홍슈에서 13만 건 이상의 해시태그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고, 모어 요거트를 ‘쌀 음료의 퍼스트 무버’로 만들어 줬어요.
이 밖에도 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인 술지게미를 음료화하며 전통을 계승하는 등 음료 브랜드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에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쌀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쌀은 트렌드를 넘어 장르를 확장하는 원천이 되고 있죠. 단순한 원료가 아니라 지역성, 식감, 스토리텔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드문 소재라는 점에서, 쌀은 현재 중국 음료 시장의 가장 매력적인 키워드로 부상 중이에요.
[브랜드] 하이디라오가 꺼내 든 새로운 카드, ‘이웃형’ 매장!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6시, 베이징 샤허의 골목 안 흰색 푸드트럭에서 김이 피어올라요. 주민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내려와 줄을 서고, 갓 빚은 소고기 만두와 따끈한 두유를 받아 들죠. 이 동네의 아침 식사를 책임지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하이디라오’. 주로 저녁 모임 장소로 적합했던 훠궈 전문점이 하루의 첫 끼를 책임지려는 실험에 나섰어요.
이 매장은 하이디라오의 첫 번째 소형 매장이에요. 내부 매장과 외부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200㎡ 크기예요. 기존 대형 매장이 ‘모임을 위한 장소’였다면, 이 매장은 ‘집 바로 앞 식당’이라는 컨셉에 맞춰 설계됐죠. 내부에는 단 16개의 테이블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고, 외부에는 투명 버블 룸과 작은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어요. 버블 룸은 가족 단위로 훠궈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아지트이자, 대기 공간 역할을 겸해요. 실내외 공간 모두 크진 않지만, 디테일한 배치에서 경량화와 복합성을 동시에 노린 의도가 보여요.
메뉴 구성 역시 기존과 달라졌어요. 낮과 저녁에는 여전히 정통 훠궈가 중심이지만, 아침에는 푸드트럭에서 갓 찐 만두, 샤오룽바오, 죽, 요거트 등을 판매하죠. 오후에는 훈제 치킨, 감자 같은 조리식품 코너가 열려 즉석 테이크아웃 수요까지 노리고요. 한편 늦은 밤에는 꼬치와 간단한 안주 메뉴가 추가돼, 퇴근길 직장인이나 대학가 근처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올 수 있어요. 운영 시간은 새벽 6시부터 익일 새벽 3시까지. 시간, 품목, 고객층을 전방위로 확장하는 것이 실험의 핵심이에요.
오픈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객 구성이에요. 주말 점심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가 매장을 가득 채우고, 평일 오후에는 실버 세대가 단골처럼 자리하죠. 하이디라오는 아예 60세 이상 고객을 위한 할인 이벤트와 손 관리 서비스까지 준비했어요. ‘젊은 층의 모임 공간’이었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르신과 아이 모두가 하루 중 몇 번이나 찾을 수 있는 동네친화적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거예요.
사실 이 실험의 배경에는 뚜렷한 위기감이 있어요. 대형 훠궈 매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업계 전반이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거든요. 애초에 훠궈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자주 먹는 메뉴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하이디라오는 아침부터 심야까지 끊김 없는 운영과 다품목 라인업으로 ‘저빈도 정찬’을 ‘고빈도 생활식’으로 바꾸려는 전략을 택했어요. 좁은 공간과 한정된 인력으로 하루 종일 식사를 제공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성공한다면 업계 전체의 성장 방식을 바꿀 수도 있어요.
결국 이 매장은 단순한 소형 매장이 아니라, 하이디라오가 ‘좋은 이웃’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무대일 거예요. 따뜻한 수제 만두부터 버블 룸에서의 프라이빗한 훠궈까지, ‘집 바로 앞에서 즐기는 일상적인 즐거움’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겠죠. 하이디라오의 새로운 매장이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볼까요?
[디자인] 생필품에서 뷰티템으로? 구강 세정제의 아름다운 진화
‘구강 세정제’라고 하면 대체로 투명한 플라스틱 병,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민트향 정도가 떠올라요. 기능 중심이기 때문에 파우치 속에 넣어 두고 쓰는 아이템 이상은 아니죠. 그런데 상하이의 구강 케어 브랜드 ‘BOP’는 구강 케어 제품을 180도 바꿔놨어요. 제품을 집어 드는 순간, 파우치에서 꺼내는 순간 등 모든 접점을 디자인으로 재설계했거든요. 구강 케어를 뷰티 아이템처럼 소비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죠.
계기는 타깃의 변화였어요. 기존 구취 제거 제품은 주로 담배를 피우는 남성이 타깃이었어요. 반면 BOP는 동일하게 입 냄새 제거 기능을 가진 구강 스프레이와 구강 세정제를 판매하면서도, 대도시의 20~30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죠. 이들은 SNS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세대였어요.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BOP는 구강 스프레이를 ‘아름다움의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아이템’으로 재정의해요. 화장대 위 트렌디한 화장품과 패션, 피부 톤에 맞춘 립스틱을 준비하는 그녀들에게 입 냄새는 치명적 오점이 될 수 있잖아요. 다만 기존 구강 케어 제품과 같은 디자인으로는 젊은 여성들에게, 기존과 다른 포인트로 어필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BOP는 구강 스프레이를 파우치 속에 넣어도 자연스러운 립스틱 크기로 디자인했어요. 컬러, 질감, 로고, 뚜껑까지 화장품처럼 정교하게 다듬어, 기능적이면서도 스타일을 해치지 않는 뷰티 아이템으로 완성했죠. 덕분에 BOP의 구강 스프레이는 꺼내놓고 싶고, SNS에 자랑하고 싶은 스타일리쉬한 아이템이 됐어요. 디자인 자체가 바이럴 전략이 된 거예요.
또 다른 대표 상품인 구강 세정제에도 새로운 시도를 더했어요. 복숭아, 포도, 코코넛 빙수 등 다양한 맛을 더했거든요. 그런데 이때 맛만 추가하는 게 아니라, 인기 브랜드의 음료를 연상하도록 의도했어요. 복숭아 맛 ‘위안치바이타오’는 Z세대가 사랑하는 음료 ‘위안치선린’의 복숭아 맛과 비슷하게 만들었고 이름도 비슷해요. 포도맛 ‘둬러우푸타오’는 핫한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의 베스트셀러 치즈폼이 올라간 포도 음료와 이름이 같죠.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좋아하는 음료의 맛을 떠올리도록 만든 거예요.
BOP는 제품 디자인 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 또한 패션 브랜드 혹은 뷰티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차용했어요. 그 결과 BOP는 짧은 시간 안에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2019년 티몰 론칭 이후, BOP는 신생 구강 케어 브랜드 중 선두주자로 빠르게 자리 잡았고, 2025년 618 쇼핑 페스티벌 첫날만 해도 전 플랫폼 판매량이 400만 건에 달하며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죠.
BOP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디자인의 힘이 컸어요. 제품의 카테고리를 재정의하고,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어냈죠. 더불어 제품 전략, 마케팅, 시장 포지셔닝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가능한 결과였어요. 덕분에 더 많은 젊은 도시 여성들이 구강 케어를 귀찮은 일이 아니라 재밌는 라이프스타일로서 즐길 수 있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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