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 어떻게 기념품? 뉴욕의 민낯을 상징으로!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뉴욕 마스터예요.
여러분은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있나요? 일하는 중간에 틈틈이 휴식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이 진짜 휴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이라는 이름 하에 SNS 스크롤, 숏폼 시청 등 또 다른 도파민을 찾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시간 동안 우리의 뇌는 쉬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 자극에 노출되어 피로감이 쌓이고는 해요.
이에 아이스 티 브랜드 ‘퓨어 리프 티(Pure Leaf Tea)’가 ‘티 브레이크(Tea break)’ 캠페인을 벌였어요. 퓨어 리프 티의 아이스 티와 함께 의식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자는 취지의 캠페인이에요. 시원한 아이스 티와 함께 산책, 요가 등 몸과 뇌가 쉴 수 있는 활동을 하자는 거죠. 하지만 단순한 외침만으로는 공감을 얻기 힘들어요. 그래서 퓨어 리프 티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만들었어요.
북적이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티 브레이크 머신(Tea break machine)’을 설치한 건데요. 이 자판기는 지나가는 사람들에 퓨어 리프 티의 아이스 티를 내어줘요. 그런데 이 무료 아이스 티를 마시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죠. 동전이나 지폐 대신 ‘스마트폰’을 제출해야 해요.
그 사이 스마트폰 주인은 자판기 앞에 함께 설치되어 있는 파라솔 아래의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없이 ‘진짜’ 휴식을 만끽하면 돼요. 공짜로 받은 아이스 티 한 병과 함께요. 아이스 티를 수령한 순간부터 티 브레이크 머신에서는 10분 간의 타이머가 시작되는데요.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스마트폰을 다시 돌려 받을 수 있어요. 심지어 그 10분 동안 배터리가 충전까지 되어서 나오죠.
이 팝업은 마치 하나의 사회 실험 같았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스마트폰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강렬한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거든요. 물론 이내 진짜 휴식의 맛에 안정을 찾긴 했지만요.
오늘은 여러분도 차 한 잔과 함께 진정한 휴식을 가져 보는 건 어때요? 물론, 시티호퍼스와 함께 10분 간의 뉴욕 호핑을 떠난 뒤에요!
📍트렌드: 뉴욕에도 드디어 자율 주행 차량이?
📍브랜드: 100살 짜리 책 구독 서비스, Z세대와 함께 부활하다
📍디자인: 소음이 어떻게 기념품? 뉴욕의 민낯을 상징으로!
[트렌드] 뉴욕에도 드디어 자율 주행 차량이?
세계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미국이에요. 그만큼 자율 주행 자동차 상용화에도 앞서 있는데요. 이미 몇몇 도시에서는 자율 주행 차량이 상용화되었어요. 그런데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차량들이 보편화된다면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직업, 인프라, 보험, 정보 보안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요. 그렇기 때문에 자율 주행 자동차에 관해서 만큼은 미국의 소식을 주목해야 하죠.
2025년 8월 말, 뉴욕에서도 솔깃한 뉴스가 전해져 왔어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소유한 자율 주행 차량 공유 서비스인 ‘웨이모(Waymo)’가 드디어 뉴욕에서도 시험 운행 허가를 받게 된 거예요. 물론 아직 운전자가 탑승해야 하는 부분적인 허가지만요.
이미 7월 초부터 맨해튼, 브루클린, 저지 시티, 호보켄 등에 있는 뉴요커라면 웨이모의 차량을 종종 목격했을 텐데요. 이 때는 도로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 말, 택시, 공사 등 뉴욕 지역을 주행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자 하는 목적이었어요.
그러던 와중 뉴욕시 교통국에 자율 주행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드디어 8월 말에 허가를 받게 된 거예요. 이 허가로 인해 웨이모는 9월까지 맨해튼과 브루클린 다운타운 일부 지역에서 최대 8대의 자율 주행차를 시험 운행할 수 있게 되었죠.
뉴욕주의 현행법은 아직 자율 주행 차량의 승차 공유 서비스를 허용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미래에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에요. 이미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LA, 애틀란타, 오스틴 등 미국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는 완전 자율 주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웨이모 전용 어플이나 우버 등을 통행 자율 주행 차량을 호출해서 탑승할 수 있어요. 웨이모에 따르면 이미 매주 25만 건 이상의 유료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요.
물론 여전히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요. 무엇보다 안전 관련한 이슈가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발전하는 기술과 진화의 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을 거예요. 5년 뒤, 10년 뒤 뉴욕의 도로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브랜드] 100살 짜리 책 구독 서비스, Z세대와 함께 부활하다
한 번 보면 가지고 싶고, 한 번 사면 모으고 싶고, 모으다 보면 보여주고 싶은 책 시리즈가 있어요. 바로 뉴욕의 유서 깊은 책 큐레이션 서비스, ‘BOTM(Book of the Month Club)’이 추천하고 판매하는 책들이에요. BOTM은 무려 1926년에 시작되었어요. 책은 비쌌고, 도서관도 흔하지 않던 시절, 출판업자였던 아이작 해리 셔먼이 만들었죠. 그는 출간 예상 도서들 중 하나를 선정한 후 대량 생산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BOTM을 시작했어요. 책을 큐레이션하고 물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본 거예요.
실제로 BOTM은 수십 년 동안 호황기를 누렸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도처에 생겨난 오프라인 서점들에 더해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까지 가세하면서, 더 저렴하게 그리고 더 쉽고 빠르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곳들이 넘쳐났어요. 더이상 BOTM의 가격경쟁력이 무의미해진 거예요. 그렇게 BOTM은 쇠퇴하는 듯 했죠.
기울어져가는 BOTM의 가능성을 알아 본 건 다름 아닌 지금의 CEO인 블레이크 올랜디였어요. 그는 이 유서 깊은 북클럽이 요즘의 독서 환경에 맞춰 변화한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했어요. 그리고 하나씩 BOTM을 바꿔 나가기 시작했죠. 그 결과 현재 구독자 수가 약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정도예요. BOTM은 무엇을, 어떻게 바꾸었길래 망해가던 북클럽을 부활시킨 걸까요?
먼저 BOTM의 시작점이자 본질인 책 ‘큐레이션’에 집중했어요. BOTM은 한 달에 5~7권의 소설책이나 회고록을 선정하는데요. 구독자들은 이 중에서 매월 1~3권의 책을 고를 수 있죠. 온라인 대형 서점들이 알고리즘으로 책을 추천하는 반면, BOTM의 편집팀은 데이터로 수치화될 수 없는 작품의 재미와 신선함을 사람이 직접 찾아내요. 특히 스마트폰보다 더 압도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책들을 선정하는 데에 공을 들여요. 선정된 책들은 대부분 선공개되는 신간이거나 독점 출간작으로 희소성이 있죠.
또 하나는 ‘타깃’을 바꾸었다는 점이에요. 2016년 브랜드를 재출범하며 ‘20대 초중반의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을 겨냥했어요. 학교는 졸업했지만 아직 미혼에 아이가 없는 시기인데다, 특히 소설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 독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거든요. 그리고 SNS 상에서 독서를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묘사했죠. 뉴욕의 아파트에서 와인을 마시며 독서를 즐기는 라이프를 보여주는 식으로요.
전체적인 ‘디자인’도 타깃층을 고려해 바꾸었어요. 주요 타깃이 좋아할 만한 세련된 룩으로 웹과 앱을 재단장한 건 물론, 북 커버 디자인에도 포인트를 줬어요. BOTM은 계약한 책에 BOTM의 로고를 부착해 판매해요. 덕분에 각기 다른 책들이지만 시각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책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하는 Z세대 여성들의 수집 욕구와 SNS에 포스팅하려는 마음을 자극하죠. 덕분에 BOTM은 보다 수월하게 입소문을 타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곧 100살이 될 책 구독 서비스는 Z세대 독자들의 습관과 취향을 저격해 부활에 성공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그들의 독서 경험이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죠. 덕분에 BOTM은 앞으로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디자인] 소음이 어떻게 기념품? 뉴욕의 민낯을 상징으로!
뉴욕에서는 매년 디자인 페스티벌, ‘NYCxDESIGN 페스티벌’이 열려요. 뉴욕 전역에서 전시, 무역 박람회, 강연, 투어 등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수백 가지 행사가 벌어지죠. 그중 ‘NYCxDESIGNxSouvenir’ 전시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데요. 뉴욕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기념품을 선보이는 전시예요.
2025년에는 72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뉴욕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방식들을 제안했어요. 그중에는 기억하고 싶기보다 기피하고 싶은 뉴욕의 ‘골칫거리’들을 재해석한 기념품들이 눈에 띄었어요. 쓰레기 봉투, 비둘기, 심지어 도시 소음까지. 그렇다면 감추고 싶은 뉴욕의 모습들은 어떻게 뉴욕을 기념하고 있을까요?
1️⃣ NYC 쓰레기 봉투 캔들
뉴욕 길거리의 검정색 ‘쓰레기 봉투’는 도시 경관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예요. 뉴욕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애나벨 슈나이더(Annabelle Schneider)’는 이 쓰레기 봉투를 모티브로 아로마 캔들을 디자인했어요. 캔들이 다 녹고 나면 황금빛 ‘쥐’ 오브제가 드러나는데요. 역시나 뉴욕의 가장 더러운 요소 중 하나죠. 쓰레기 봉투 모양이지만 향기가 나고, 쥐 모양이지만 황금빛인 이 기념품은 혐오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이고, 덧없으면서도 오래가요. 가치 있는 것과 더러운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요.
2️⃣ 비둘기 파티
비둘기가 도시의 무법자이자 불청객인 건 뉴욕도 마찬가지예요. 공원에 떼로 모여 음식물 부스러기를 쪼아 먹기도 하고, 갑자기 푸드덕대며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하죠. 뉴요커라면 익숙한 장면이에요. ‘데이비드 블록(David Block)’은 이런 비둘기들의 모습을 스노우볼 안에 담았어요. 비둘기들의 활기찬 혼돈, 예측 불가한 움직임을 스노우볼에 가둬 뉴욕의 일상적인 장면을 간직할 가치가 있는 기념품으로 바꿔 놓았죠.
3️⃣ NYC 소음 기계
뉴욕의 기념품을 만드는 과제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뭘까요? 스카이라인, 자유의 여신상 등 눈에 보이는 요소들일 거예요. 하지만 스페인 출신의 디자이너 ‘블랑카 코디나(Blanca Codina)’는 시각이 아닌 청각에 주목했어요. 교통 소음, 지하철 소음, 심지어 공사 소음까지 뉴욕에서 들을 수 있는 소음을 녹음했죠. 그리고 이 혼돈의 현장을 조용히 지켜보는 트래픽콘 모양의 스피커에 소음을 담았어요. 뉴욕 밖에서도 진정한 뉴욕의 소리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기념품이에요.
이런 기념품들과 함께라면, 완벽한 뉴욕이 아니라 오히려 어딘지 부족한 뉴욕을 더 사랑하고 기억하게 될 것 같지 않나요? 꾸미고 만나야 하는 친구보다, 민낯으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더 친한 것처럼요.
오늘의 뉴욕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아래에 있는 '좋아요(LIKE)'를 누르거나, 친구 또는 회사 동료에게 뉴스레터를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