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 있는 물병, 러너들의 필수템이 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요즘 영국 마라톤 대회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른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작은 파우치 형태의 물이에요. 딱 한 입에 마실 정도의 용량으로 달리는 중인 러너들이 간편하게 마시기에 좋아요. 그런데 이 물 파우치의 진가는, 패키지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보통 플라스틱 일회용 병이나 물컵에 담아 나눠 주면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이 물 파우치는 패키지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요.
기발한 컨셉의 이 물 파우치는 영국 런던에서 등장한 ‘오호(Ooho)’예요. 오호는 “어떻게 하면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액체를 포장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죠. 음료를 마시거나 소스를 따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몇 초에 불과한데, 포장재의 수명은 수백 년에 달한다는 점에 문제 의식을 느낀 거죠.
오호를 만든 로드리고 가르시아 곤잘레스와 피에르 파슬리에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눈을 돌렸어요. 그러다 발견한 원료가 ‘해조류’예요. 해조류는 유연하면서도 강하고, 천연 차단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소재였어요. 게다가 바다에서 자라는 해조류의 특성상, 다른 식량 작물과 토지를 놓고 경쟁할 필요도 없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까지 있어 그 자체로도 지속가능한 원료예요.
이후 로드리고와 곤잘레스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자연분해되는 건 물론이고 먹을 수 있는 액체 패키지인 오호를 개발하게 됐어요. 먹을 수 있는 물병으로 시작한 오호는 물뿐만 아니라 각종 음료, 소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죠. 마찬가지로 음식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뒷처리를 할 필요가 없어요.
이후 오호는 물병에서 더 나아가 플라스틱 없는 포장재를 만드는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낫 플라스틱(Not plastic)’의 줄임말, ‘낫플라(Notpla)’라는 이름으로요. 플라스틱이 쓰이는 건 액체를 담는 용기뿐만이 아니니까요. 대표적인 제품은 테이크아웃용 식품 용기인데요. 플라스틱이나 합성 소재로 코팅된 기존 테이크아웃 용기와 낫플라는 환경과 인간에 유해한 물질이 전혀 쓰이지 않아요. 대신 낫플라만의 해조류 코팅으로 마감해 생분해되는 건 물론, 외관, 질감, 기능은 기존 용기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죠.
2025년, 낫플라는 해조류 코팅 기술을 이용해 ‘에스프레소 컵’을 시범 운영하기도 했어요. 테이크아웃 용기만큼이나, 어쩌면 더 빈번하게 사용되는 일회용기 중 하나가 바로 커피 컵이죠. 그런데 일회용 커피 컵도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코팅 때문에 환경을 해치고, 미세 플라스틱이 있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요.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일주일에 한두 번만 사용해도 연간 최대 7만 4천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포장용기나 오호와 달리, 이 에스프레소 컵은 아직 상용화된 건 아니에요. 플라스틱 코팅 대신 해조류와 식물 기반이 코팅이 적용된 건 맞지만, 낫플라의 완벽에 가까운 기준을 충족하지는 못했거든요. 기능적인 밀봉을 위해 바닥과 이음새 부분에 소량의 업계 표준 접착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낫플라는 이 부분까지도 완전한 천연 소재로 만들고자 해요. 천연 접착제를 사용하는 2세대 컵은 현재 개발 중이죠.
낫플라의 목표는 그저 몇 종류의 일회용기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에요. 궁극적으로는 수십억 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생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하나를 개발하더라도, 제대로 만들려 하고요. 그렇지 않다면 그저 또 하나의 일회용품을 생산하게 될 테니까요. 낫플라는 언젠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낫플의 혁신적 아이디어 그리고 제대로 해내려는 집념이 청정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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