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가장 비싼 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유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런던 마스터예요.
오늘은 개편 후 다섯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런던에 관한 ‘트브디클’을 소개할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런던으로 호핑 해볼까요?
런던의 여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에요. 무더운 서울에 비해, 기온이 낮고 습하지 않아 낮에도 걷기에 부담이 없거든요. 게다가 서머타임 덕분에 밤늦게까지 해가 지지 않아 하루를 길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어요. 그런 런던의 여름에 낭만과 활기를 더하는 요소가 있는데요. 바로,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들이죠.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표적인 축제를 3가지 소개할게요.
첫 번째는 ‘BBC 프롬스’(BBC Proms)예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 중 하나로, 올해에는 7월 18일부터 9월 13일까지 런던 로열 앨버트 홀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이 열릴 예정이에요. 영화 음악, 야간 공연, 어린이 대상 이벤트 등 클래식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런던에서 클래식한 밤을 보내고 싶을 때 추천하는 축제예요.
두 번째는, ‘서펜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이에요. 켄싱턴 가든에 위치한 서펜타인 갤러리는 매년 여름마다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야외에 파빌리온을 설치해요. 올해는 방글라데시 출신 건축가인 마리나 타바숨이 ‘시간의 캡슐’이라는 목재 구조물을 선보였어요. 전시는 6월 6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무료로 공개하는데요. 매년 새로운 건축가의 작품을 기대하는 재미, 런던의 여름에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에요.
마지막은 ‘프라이드 인 런던’(Pride in London)이에요. 매년 7월 초, 런던 시내 중심가에는 성소수자(LGBTQ+)의 권리를 기념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퍼레이드가 열려요. 올해는 7월 5일에 열렸고, 약 3만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퍼레인드에 직접 참여했죠. 총 관람객은 150만 명으로 추정되고요. 행사 당일에는 소호, 트리팔라 광장 등 거리 곳곳에서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져요. 런던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여름 이벤트랍니다.
이처럼 런던의 여름은 음약, 건축, 문화 등의 다양성이 어우러진 축제들로 가득해요. 다채로운 색으로 해가 지지 않는 런던을 함께 스터디 해볼까요?
📍트렌드: 런던에서 가장 비싼 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유
📍브랜드: 디자인 시상식까지 만든 잡지 회사?
📍디자인: 뷰티 편집숍에서 살아남는 ‘색’다른 디자인
[트렌드] 런던에서 가장 비싼 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유
런던 여행을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바로 무료 전망대인 ‘스카이 가든’(Sky Garden) 예약하기예요. 스카이 가든은 템즈강과 타워 브리지, 런던 아이, 더 샤드까지 런던의 주요 랜드마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고층 전망대인데요. ‘워키토키 빌딩’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20 펜처치 스트리트 빌딩’의 35층~37층에 자리하고 있죠. 야자수와 꽃들이 어우러져, 마치 식물원에 앉아 도심을 내려다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공간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좌석 수가 한정되어 있어 사전 예약이 필수죠. 3주 전부터 예약이 열리고, 주말 타임은 몇 분 만에 매진되기도 해요. 그래서 런던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리스트가 되었죠.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높은 런던 한복판, 그것도 전망이 가장 좋은 고층 공간을 왜 무료로 운영할까요? 이유는 런던의 도시계획에 있어요. 고층 상업 빌딩을 짓기 위해선 공공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스카이 가든인거죠. 그렇다면, 이 공간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을까요? 스카이 가든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챙기며 공간을 가꿔나가고 있어요.
우선, 시간에 따라 유료 티켓을 운영해요. 무료 예약을 놓친 사람에게는 기회가 되고, 한 번 다녀간 사람에겐 또 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옵션이에요. 아침에는 조식이 포함된 티켓(12.65파운드)을,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과 웰컴 드링크가 포함된 티켓(15.5파운드)을 판매해요. 일출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야경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죠.
여기에, 유료 다이닝 공간을 더해요. 이 건물에는 세 곳의 레스토랑과 하나의 바를 층별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는데요. 1층에는 전망대 관람 전후로 가볍게 들르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어요. 뷰와 함께 식사하고 싶다면, 36층에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을 추천하죠. 또, 특별한 기념일에는 꼭대기 층인 37층에 위치한 고급 다이닝을 제안해요. 층마다 분위기와 가격대, 메뉴 컨셉이 다르게 설계되어 있어, 일상적인 브런치부터 격식 있는 디너까지 상황에 맞게 즐길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틈새 시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이에요. 하루 중 비교적 한산한 오전 시간에는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빌딩 숲과 초록 식물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진행되죠. 오전 8시에 시작해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요가 후엔 건강 음료나 커피를 함께 판매해 객단가를 높여요.
이처럼 스카이 가든은 비어 있는 시간을 콘텐츠로 채우고, 방문 경험을 다채롭게 하면서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브랜드] 디자인 시상식까지 만든 잡지 회사?
모노클은 2007년, 런던에서 창간한 글로벌 문화 매거진이에요. 전 세계 도시의 비즈니스, 디자인, 문화 등의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죠.
모노클은 잡지를 넘어서 글로벌 커뮤니티를 지향하는데요. 그래서 그 목표에 맞게 비즈니스를 계속해서 확장해 왔어요. 런던, 도쿄 등 주요 도시에선 오프라인 편집숍과 카페를 운영하고, ‘모노클 라디오’라는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도시와 문화 등을 다루는 24시간 글로벌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해요. 편집자, 특파원,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죠.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 온 모노클은 2021년, 시상식까지 런칭을 하는데요. 바로, ‘모노클 디자인 어워드(Monocle Design Awards)’예요. 어워드의 취지는 분명해요. 사람 중심의 디자인을 조명하는 것. 조명, 의자, 테이블처럼 일상에서 실제로 쓰이는 사물에 주목하죠. 아름답기만 한 디자인이 아니라, 실용적이고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 즉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 디자인을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또한 수상 작품에는 놀이터, 열차, 응급 시설 등의 공공시설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는 모노클이 디자인을 문화적인 연결 고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로컬 커뮤니티를 위한 공공 시설이나, 사람 중심의 도시 프로젝트와 같은 공동체를 위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요.
모노클은 잡지의 형식을 넘어 일상과 도시를 설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브랜드예요. 이와 같은 미디어가 있다면, 일상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디자인] 뷰티 편집숍에서 살아남는 ‘색’다른 디자인
요즘 영국 Z세대 사이에 주목받는 스킨케어 브랜드가 있어요.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브랜드, ‘바이오마(BYOMA)’예요. 전 제품이 15파운드(약 3만 원) 내외로 구성돼 있어, 가성비 좋은 스킨케어를 찾는 젠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죠.
바이오마의 가장 큰 특징은 패키지 디자인이에요. 선명하고 감각적인 컬러를 조합해, 세포라나 부츠 같은 편집 매장에서도 단연 눈에 띄죠. 제품마다 색이 다르지만, 기능에 따라 나뉜 건 아니에요. 색 그 자체가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되어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죠. 이 컬러감 덕분에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자주 회자되며,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올라갔고요.
이 패키지는 보기 좋은 것에서 그치지 않아요. 기능성도 남다르죠. 용기 4면 전체를 활용해 제품 정보와 성분을 표기해, 별도 설명서 없이도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요. 또 네모난 용기는 보관과 배송에 효율적일 뿐 아니라, 손에 쥐었을 때도 안정적인 그립감을 주도록 설계됐고요.
환경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어요.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플라스틱을 사용해, 리필이 가능한 구조로 제작했죠. 용기 자체에 정보를 인쇄해 외부 포장도 최소화했고요.
바이오마는 색으로 브랜드를 표현하고, 모양으로 편리함을 더하며, 친환경으로 책임을 다해요. 스킨케어도 디자인 하나로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오늘의 런던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지인들에게 추천 부탁드려요. 다음주 월요일은 서울로 떠날 예정이에요. 다음 주에도 함께 호핑해 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