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공원은 지금, 가장 감도 높은 리테일 실험실!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서울 마스터예요.
얼마 전 서울 성수동에 독특한 팝업 공간이 문을 열었어요. 일본 아사히맥주가 추진하는 ‘스마도리(SUMADORI)’ 프로젝트가 해외 첫 행선지로 서울을 택한 거죠. 공항을 연상케 하는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알코올 체질 테스트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논알코올 또는 저알코올 칵테일을 추천받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술을 마시지 않아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스마도리의 브랜드 철학이 공간 전체에 녹아 있죠.
는 ‘스마트 드링킹’의 줄임말로, 술을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문화를 가리켜요. 아사히맥주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일본 광고회사 덴츠디지털과 합작회사를 설립했죠. 그후 ‘음주는 선택’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논알코올과 저알코올 중심의 칵테일을 제안하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스마도리가 첫 해외 진출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는 명확해요. 서울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트렌드 발신지이자, 일본 소비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문화 허브이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스마도리 측은 “일본 젊은 세대는 한국의 패션, 음악, 음식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고, 한국의 반응이 일본 시장 확장에도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죠.
또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가 서울을 실험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은, 지금 서울이 얼마나 ‘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줘요. 브랜드, 트렌드, 라이프스타일까지 서울의 흡인력은 나날이 커져가는 중이죠. 오늘 시티호퍼스와 함께 서울이 지닌 매력을 재발견하러 가볼까요?
📍트렌드: 도산공원은 지금, 가장 감도 높은 리테일 실험실!
📍브랜드: 한국인이 사랑한 음료, 문화유산이 될까?
📍디자인: 창작의 순간은 좋은 종이에서 시작된다
[트렌드] 도산공원은 지금, 가장 감도 높은 리테일 실험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권을 꼽자면 단연 도산공원 인근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도산대로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 불과 작년 3분기만 해도 13.15%, 4분기엔 6.17%였던 걸 고려하면, 몇 달 만에 공실이 급격히 줄어든 셈이에요. 같은 기간 도산대로 소규모 상가 임대료 지수도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해 100.92를 기록했는데요. 이것만 봐도 도산공원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뜨거운 인기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우선, 하이엔드 브랜드의 집결과 스트리트 브랜드의 유입이 동시에 작용했어요.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가 먼저 자리를 잡으며 상권을 형성했고, 이후 슈프림, 팔라스, 젠틀몬스터, 마뗑킴 등이 연이어 입점하면서 이 일대는 국내외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들어오는 ‘브랜딩 골목’으로 자리잡았죠. 이에 MZ 세대와 해외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게 됐고요.
여기에 더해 플래그십 스토어 확산과 체험형 소비 트렌드가 이 상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어요. 도산공원 일대에 브랜드의 세계관을 온전히 구현한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가 늘어나면서 꼭 방문해야 할 이유를 제공했죠. 또, 브랜드 매장 사이사이에 팝업스토어, 편집숍, 카페 등 다양한 경험 요소가 들어서며 소비자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SNS 바이럴 효과 역시 극대화됐어요. 소비자와 브랜드 담당자의 이목이 쏠릴 만하죠.
오늘은 이렇게 변화하는 도산공원 상권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 3곳을 소개할게요.
첫째, 미국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브랜드 ‘알로(Alo)’. 7월에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산공원 바로 옆에 오픈했어요. '요가복계 샤넬'이라 불리는 알로는 Studio to Street(수련에서 일상으로)라는 브랜드 철학을 공간 자체에 구현했어요.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외벽은 유리 커튼월과 목재 루버 구조로 설계됐고, 내부는 자연 소재와 차분한 컬러 팔레트로 마감해 도심 속 힐링 무드를 극대화했죠. 오픈 직후부터 BTS 진, 블랙핑크 지수 등 글로벌 셀럽들이 방문하며, 지금은 해외 팬들 사이에서 ‘서울 필수 여행지’로 손꼽힐 정도로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어요.
둘째, 글로벌 워치 브랜드 ‘카시오’. 최근 도산에 카페와 매장이 결합된 실험적 공간 ‘카시오 스토어 도산’을 열었어요.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등장하는 건 시계가 아니라 ‘CAFE 00:00’예요. 카시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페 브랜드죠. 매장 깊숙이 이어지는 워치 존은 시계와의 ‘우연한 만남’을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연결되도록 설계됐어요. 카페를 중심으로 한 이 공간은 카시오가 미래 리테일을 실험하는 글로벌 전략의 테스트베드이기도 해요.
셋째, ‘루이비통’. 루이비통 도산 플래그십은 외관부터 특별해요. 현대 예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협업 20주년을 기념해 리뉴얼 했기 때문이죠. ‘루이비통 x 무라카미 리에디션 컬렉션’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매장 구성, 한정 제품 판매, 그리고 카페 메뉴까지 사람들이 명품과 장인 정신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할 수 있게 했어요. 이런 변화는 하이엔드 브랜드조차 ‘경험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지금 도산공원은 단순한 쇼핑 거리가 아니에요. 브랜드의 세계관을 가장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 실험실이자, MZ세대와 글로벌 고객이 동시에 반응하는 감도 높은 플랫폼이죠. 서울에서 가장 전략적인 브랜드 무대가 된 도산공원에 앞으로 또 어떤 브랜드가 찾아올까요?
[브랜드] 한국인이 사랑한 음료, 문화유산이 될까?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 유산이에요. 1974년 출시 이후 하루 80만 개 이상 팔리는 국민 간식이 되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죠. 무엇이 이 오랜 생명력을 가능하게 했을까요?
첫째, 맛의 기획. 1970년대 초, 정부는 낙농 산업 육성을 위해 우유 소비 장려 정책을 펼쳤지만, 대중의 반응은 미미했어요. 우유의 비릿한 맛에 익숙지 않았던 시대였거든요. 이에 당시 연구팀은 ‘누구나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우유’를 고민했고, 고급 과일이었던 바나나를 접목시킨 아이디어가 탄생했죠. 결과는 대성공. 바나나맛우유는 그렇게 한국인의 우유 경험을 바꾼 브랜드가 됩니다.
둘째, 패키지 디자인. 바나나맛우유를 상징적인 브랜드로 만든 건, 단지 맛만은 아니에요. 달항아리를 닮은 패키지가 결정적이었죠. 빙그레는 당시 흔하던 유리병이나 비닐 팩이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담은 독창적인 형태를 원했어요. 이때 도자기 박람회에서 마주한 ‘달항아리’의 둥글고 넉넉한 곡선, 짧은 목과 넓은 배를 지닌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패키지를 디자인했죠.
셋째, 시대와의 연결. 바나나맛우유는 젊은 세대를 위한 체험형 공간 ‘옐로우카페’를 열거나, 새로운 맛으로 변화를 주는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왔어요. 최근에는 ‘K-헤리티지 아트전’에 후원사로 참여했는데요. 이 전시에서는 조선시대에 맥이 끊긴 고려 흑자를 빚는 도예가인 김시영 작가가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모티브로 한 흑자 달항아리 작품을 전시했어요.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패키지가 다시 예술이 되는 순간이었죠.
맛의 민주화를 이끈 기획, 감성을 입힌 디자인, 그리고 전통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 커뮤니케이션까지. 바나나맛우유는 ‘브랜드가 시대와 어떻게 함께 자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예요.
[디자인] 창작의 순간은 좋은 종이에서 시작된다
창작은 언제나 좋은 영감과 좋은 재료에서 시작되죠. 서울 충무로, 오래된 인쇄 골목 한가운데 한솔제지가 만든 공간 ‘인스퍼 개러지(INSPER garage)’는 바로 그 시작을 돕기 위한 곳이에요. 팬시지 브랜드 인스퍼(INSPER)의 철학을 실험하고 공유하는 팝업 쇼룸이죠.
INSPER는 'Inspiring + Paper'의 합성어로, 단순히 예쁜 종이가 아니라 창작을 자극하는 종이를 의미해요. 또한 ‘개러지’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의도가 숨어 있어요. 애플, 구글 같은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첫 아이디어를 실현했던 실험실 같은 공간, 창작의 시동이 걸리는 장소에서 영감을 얻은 거죠.
이곳에는 색지, 무늬지, 재생지 등 3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종이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니라, 디자이너, 기획자, 학생들이 직접 만져보고 비교하면서 종이와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구성했죠. 인쇄용지와 산업용지까지 폭넓게 소개하는 구성은 한솔제지가 종이를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브랜딩의 매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스퍼 개러지’는 단지 전시 공간이 아니라, 한솔제지가 구축하고 있는 디자인 생태계의 허브이기도 해요. 대표적인 예가 2018년부터 매년 개최 중인 국내 최초 페이퍼 디자인 공모전 ‘인스퍼 어워드(INSPER Award)’예요. 책, 패키지, 문구류 등 종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디자인 결과물을 공모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을 수여하죠. 실제로 많은 창작자들이 종이로 실험하고,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이번 팝업은 멤버십 프로그램, 공장 투어, 디자이너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며,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창작자와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어요. 종이가 창작의 재료이자 영감의 시작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창작의 동력을 얻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서울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지인들에게 추천 부탁드려요. 내일은 도쿄로 떠날 예정이에요. 도쿄 호핑도 함께해 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