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셔도 단백질이 보충된다? 없던 시장을 연 '영양수’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도쿄 마스터예요.
이러다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듯 자동차를 사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몰라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거든요. 2025년 4~5월, 현대자동차의 일본 법인 ‘현대모빌리티 재팬’이 ‘패밀리마트’와 협업해 편의점에서 전기차 인스터(INSTER)의 시승 행사를 진행한 거예요. 일본의 패밀리마트 10개 매장 주차장에서 진행된 이 시승 행사에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어요. 시승 후에는 차량 구매까지 가능했죠. 편의점의 매대 뿐만 아니라 주차장까지 마케팅 및 세일즈 매개가 된 셈이에요.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에요. 편의점은 그간 제품과 서비스 영역을 점점 넓혀오며 카페, 식당, 우체국, 은행 등의 역할을 넘나 들었거든요. 이제 편의점의 역할이 자동차 판매까지 확장된 거죠. 그런데 성과가 상당해요. 이런 시승 행사는 보통 구매 전환보다는 홍보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시승 행사에서는 수십 명이 체험 후 일주일 이내에 구매를 완료했다고 해요. 예상을 웃도는 성과였어요.
효과가 있었던 이유가 있어요. 현대 모빌리티 재팬은 대리점을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 방식이 아니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 직판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고객들이 실제로 차량을 보고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그간 현대차 구매를 고려하던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시승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흥미를 느끼고 들렀다 구매를 결정한 거죠.
이처럼 현대 모빌리티 재팬은 스스로의 약점을 인지하고, 그 약점을 보완해 줄 상대로 편의점을 선택했어요. 편의점은 그 어떤 유통채널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다양한 고객들과 일상적인 접점을 갖고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죠.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도쿄뿐만 아니라 전기차 보유율은 높지만 시승 기회가 적은 시즈오카현, 지바현 등에 있는 패밀리마트를 공략해 구매 전환율을 높였어요.
일반적으로 인생에서 집 다음으로 비싼 재화인 자동차까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시대. 마치 편의점의 미래가 펼쳐지는 듯 해요. 그런데 일본의 편의점을 보면 편의점 자체의 미래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라이프스타일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어요. 그럼 지금 미래의 흐름을 읽으러 도쿄의 편의점으로 호핑해 볼까요?
물만 마셔도 단백질이 보충된다? 없던 시장을 연 ‘영양수’
물만 마셔도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최근 도쿄의 ‘사이클 미’가 출시한 ‘단백질을 위한 물’이라면 가능해요. ‘미용 단백질’이라고도 불리는 저분자 콜라겐을 함유해 1병을 다 마시면 수분 보충과 동시에 5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요. 업계 최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물이죠. 단백질의 비린 맛이나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대신, 맛과 색감이 생수와 동일하면서도 은은한 복숭아향이 나서 마시기에도 어려움이 없어요.
사이클 미에서는 생수 시장을 단맛의 정도와 영양소 유무 2가지 축으로,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요. 하나는 단맛도 없고 영양소도 없는 광천수, 두 번째는 단맛이 있지만 영양소는 없는 가향 생수, 세 번째는 단맛과 영양소가 모두 있는 영양소를 첨가한 청량음료. 그리고 마지막 카테고리가 이번에 개척한 단맛이 없고,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물, 영양수예요.
기존 시장에서는 사이클 미가 분류한 4가지 카테고리 중 영양수 카테고리는 비어 있었어요. 건강과 미용 효과가 있는 기존의 생수들은 주스와 비슷한 맛을 내거나, 단맛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많았죠.
반면 소비자와 전체적인 시장 트렌드는 영양수 카테고리의 음료를 원하고 있었어요. 사이클 미가 조사한 결과, 생수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건강과 미용을 위한 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었죠. 건강상 효능이 있는 중저가 생수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고요. 또한 “일상적인 수분 섭취 외에 물에서 영양을 얻고 싶다”, “기존 물의 단맛이 걱정된다”와 같은 고객들의 요청도 있었어요. 사이클 미는 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칼로리 걱정도 없고 물 맛도 그대로면서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거예요.
그렇다면 단백질 함량은 왜 하필 5g인 걸까요? 성인의 경우, 체중 1kg당 0.8~9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돼요. 하루 권장량을 채우기에 5g은 택도 없는 수준이죠. 여기에도 이유가 있어요. 사이클 미의 영양수는 끼니를 대체하는 제품이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식사로 영양을 섭취하되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기분 좋게 보충하는 제품이에요. 의무감에 먹거나 기존 식습관에 무언가를 추가하기보다는 맛있어서, 혹은 패키지가 마음에 들어서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는 물을 지향하죠.
사실 사이클 미의 영양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단백질을 위한 물은 사이클 미 워터 시리즈의 두 번째로, 첫 번째는 물로 2025년 5월에 출시되었던 ‘식이섬유가 함유된 물’이었어요. 마찬가지로 영양수 카테고리에 속하는 레몬 향의 물이에요. 물 1병으로 약 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죠. 이처럼 사이클 미의 영양수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어요. 향과 영양소에 변주를 주어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니까요.
사이클 미의 영양수는 소비자들은 생활 습관을 바꾸려들지 않아요. 소비자들은 그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목마를 때 생수를 마시기만 하면 돼요. 습관도 그대로, 생수의 맛도 그대로 느끼면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으니 소비자들의 일상에 더 빠르게 침투할 수 있죠. 별 다를 것 없을 것 같았던 생수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사이클 미의 영양수. 앞으로는 또 어떤 영양소로 소비자들의 일상을 파고 들며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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