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F&B 트렌드는 이곳으로 모인다?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뉴욕 마스터예요.
뉴욕에서 트렌디하고 니치한 식료품 브랜드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해 보세요.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슈퍼마켓, ‘팝업 그로서(Pop Up Grocer)’로요. 팝업 그로서는 40평 남짓한 공간에 슈퍼마켓, 카페,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공간인데요. 약 150개 브랜드의 500여 개 제품들을 만날 수 있어요. 모던한 공간에 밝은 색상의 디스플레이, 세련된 디자인의 그로서리 제품 등 기존 슈퍼마켓과는 비주얼부터 차별화된 곳이에요.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약간 힙한 슈퍼마켓 같아 보여요. 하지만 팝업 그로서의 포인트는 일부 핵심 인기 브랜드를 제외하고, 분기마다 제품 라인업이 업데이트되는 데에 있어요. 일상적인 식료품 구매가 목적인 일반 슈퍼마켓과 달리, 팝업 그로서는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기 위해 기획된 마트이기 때문이에요. 팝업 그로서는 기쁨을 전파하고, 새로운 발견의 장소로서 식료품점을 제안하고, 창의성을 조명하며, 더 나은 것을 정의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요.
팝업 그로서는 이 미션에 따라 식료품을 큐레이션하는데요. 구체적인 기준은 3가지예요. 먼저 익숙한 재료를 새로운 형태로 선보이거나 독특한 맛을 개발하는 등 새롭고 흥미로운 제품을 선정해요. 그 다음으로는 유해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환경을 고려하며 만들어진 제품을 우선시하고요. 마지막으로는 패키지 디자인을 고려하죠. 식료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팝업 그로서로서는 제품의 디자인이 팝업 그로서의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첫 인상이자 매개체니까요.
팝업 그로서의 창업자이자 CEO인 에밀리 쉴트는 원래 소비재 및 식료품 업계에서 브랜드 마케팅 컨설턴트였어요. 그 과정에서 브랜드가 제품에 공을 들여 만드는 것에 비해 제품이 고객에게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괴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죠. 세상에는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브랜드들이 많은데, 이런 매력들을 조명하기보다는 빅 브랜드 위주의 활기 없는 쇼핑 환경만 있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에밀리는 호기심 많고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브랜드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이상적인 쇼핑 스팟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바로 팝업 그로서의 출발점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디어는 좋지만, 하나의 매장으로 이 미션을 실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여요. 뉴욕 매장에 가야만 발견의 기쁨을 경험할 수 있어 고객 기반이 한정적이거든요. 동시에 비즈니스로서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이 의문에 대한 힌트는 ‘팝업’이라는 이름에 있어요. 상설 매장인 뉴욕 매장은 상징성을 띈 플래그십 매장일 뿐, 팝업 그로서는 미국 전역에서 ‘팝업’으로 찾아볼 수 있어요. 팝업 그로서는 2019년부터 ‘경험 중심의 식료품점’ 컨셉으로 뉴욕, 마이애미, 시카고, LA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 딱 한 달씩 매장을 열어 왔어요. 약 30평이 안 되는 공간에서 120~150개 브랜드의 300~400가지 품목을 30일 동안만 소개했죠. 지금도 팝업 그로서의 팝업은 계속되고 있고요.
실제로 팝업 그로서는 뉴욕의 상설 매장이 팝업 그로서의 핵심 사업 영역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어요.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발견의 공간으로, 브랜드에게는 노출과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공간으로 기능하지만, 팝업 그로서의 본질은 여전히 팝업 형태에 있다고 말했죠.
브랜드 이름도 ‘팝업’을 넣어 지었을 만큼, 팝업이라는 형태는 팝업 그로서의 정체성이자 구심점이에요. 덕분에 팝업 그로서는 확장도 더 유연하고 파급력이 있어요. 먼저 자체적으로 팝업을 오픈할 때마다 그 지역 사회의 주목을 받거든요.
게다가 기존 유통채널을 경쟁자가 아니라 조력자로 바라봐요. 예를 들어 볼게요. 2025년 6월, 팝업 그로서는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노드스트롬과 손을 잡았어요. 노드스트롬 뉴욕 지점을 시작으로 7월에는 미국 전역 7개 지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죠. 심지어 11월에는 71개 지점으로 영역을 넓혔고요. 한정된 기간과 화제성, 그리고 노드스트롬이 커버하지 못하는 니치 브랜드들을 소개하는 유통채널이니, 협업이 카니발리제이션이 아니라 윈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거예요.
노드스트롬과의 협업은 팝업 그로서에게 큰 기회예요. 식료품 업계의 스몰 브랜드들을 모아 판매하던 작은 팝업이, 미국 전역에, 그것도 대형 백화점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팝업 그로서는 또 어디에서 팝업을 열게 될까요? 식료품 쇼핑을 ‘의무’가 아닌 ‘욕구’의 활동으로 바꿔 놓고, 하나의 놀거리이자 콘텐츠로 진화시킨 팝업 그로서이기에, 팝업 그로서의 진화 또한 궁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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