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뉴욕 마스터예요.
여행에서 하루에 2만 보 이상 걷는 사람이라면? 오늘의 뉴스레터가 흥미로울 거예요. 걷기 좋은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니까요.
미국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1위는 어디일까요?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다소 어려워 보이는 이 질문에 미국 30개 도시의 보행 환경을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편한 신발의 대명사, ‘핏플랍(Fitflop)’이에요. 핏플랍은 도시 내 대표 명소 간의 거리, 걷는 시간, 고도, 걸음 수 등 5가지 지표를 고려해 ‘걷기 지수(Walkability index)’를 개발했어요.
최근 이 걷기 지수에 따른 도시 순위를 발표했는데요. 1위는 시애틀이 차지했어요. 시애틀은 스페이스 니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등 유명 명소들이 2.4km 내에 위치해 있어요. 그리고 각 명소들을 연결하는 길 또한 짧고 아름답죠. 시애틀 다음으로는 저지 시티, 보스턴, 워싱턴 D.C. 등이 뒤를 이었고요.
우리의 빅 애플, 뉴욕은 몇 번째였을까요? 이번 핏플랍의 걷기 지수에 따르면 뉴욕은 6위에 머물렀어요. 여행지로서의 명성과 뉴요커들의 걷기 사랑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순위예요. 고도, 걸음 수 등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센트럴 파크 등 관광 명소들이 멀리 분산되어 있어 거리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죠.
하지만 관점을 달리 하면, 뉴욕은 여전히 걷기 좋은 도시예요. 관광 명소가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비즈니스 트렌드를 보고 싶다면요. 글로벌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매장부터 혁신적인 팝업,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한 광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자인 등 그야말로 비즈니스 씬의 최전선인 도시니까요. 여전히 뉴욕 마스터 마음 속, 걷고 싶은 도시 1위가 뉴욕인 이유예요.
관광이 아니라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걸어 본 뉴욕은 지금, 어떤 풍경일까요?
📍트렌드: 홈카페 2.0, ‘아파트먼트 카페’의 등장
📍브랜드: 스낵계의 자강두천, 팬들의 SNS에서 답을 찾다
📍디자인: 핸즈프리 이어폰의 다음은 핸즈프리 운동화?
[트렌드] 홈카페 2.0, ‘아파트먼트 카페’의 등장
홈카페는 원래 집을 카페처럼 꾸며서 직접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즐기는 문화를 의미해요. 보통은 혼자서 즐기는, 자기만을 위한 시간인 경우가 많죠.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 홈카페가 진화하고 있어요. 자기만의 시간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요.
이른바 ‘아파트먼트 카페’. 자기 집을 카페처럼 꾸미고,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홈카페를 즐기는 거예요. 이렇게 하니 혼자 홈카페를 즐길 때와는 준비 과정이나 결과물의 차원이 달라요. 진짜 카페처럼, 손님을 받듯이 제대로 준비하죠.
일단 호스트는 그럴듯한 카페 이름을 지어요. 그리고 이 이름을 스티커에 프린트해 컵에 붙이거나, 커다란 종이에 써 벽에 붙이기도 하죠. 간판 역할을 하는 거예요. 다음으로 커피 등의 음료는 물론이고 함께 곁들일 베이커리류도 정성들여 구워요. 준비된 음료와 베이커리 종류가 적힌 메뉴판도 만들고요. 메뉴 구성도, 비주얼도, 분위기도 수준급이에요. 심지어 가짜 결제 단말기로 진짜 카페를 운영하는 것처럼 장난을 치기도 해요.
일부 호스트들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정기적으로 아파트먼트 카페를 열기도 해요. 진짜 카페 못지 않은 준비 과정을 거친 아파트먼트 카페들은 시그니처 메뉴가 생기기도 하고, 아파트먼트 카페 관련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도 하죠. 이렇게 유명해진 아파트먼트 카페 호스트들은 F&B 브랜드로부터 협찬을 받아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이 아파트먼트 카페 덕분에 직업을 바꾼 호스트도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뉴욕에 사는 라이언 노드하이머(Ryan Nordheimer)예요. 라이언은 원래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인 ‘CVS 헬스’에 다니던 회사원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틱톡에서 54만 명, 인스타그램에서 48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푸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죠. 그의 아파트먼트 카페는 매월 1번 열리는데요. 그때마다 ‘더 햄톤즈의 여름’, ‘이탈리아의 해질녘’, ‘정원 파티’ 등 테마를 바꿔 가며 베이커리 메뉴와 음료 메뉴를 구상해요.
이처럼 아파트먼트 카페의 호스트들은 홈카페를 중심으로 개인적인 취미를 즐기는 건 기본, 커뮤니티를 형성해요. 라이언처럼 새로운 커리어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카페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테스트 베드로 삼기도 하죠. 한편 참석자들도 카페보다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정성이 담긴 홈메이드 음료와 베이커리류를 맛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어쩌면 아파트먼트 카페는 역설일지 몰라요. 진짜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카페에서는 찾기 어려운 순수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모순 덕분에 뉴요커들 사이에서 아파트먼트 카페 트렌드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아요.
[브랜드] 스낵계의 자강두천, 팬들의 SNS에서 답을 찾다
(참고로 자강두천은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을 의미해요.)
곧 초코 처돌이들의 심장이 뛰는 콜라보가 시작돼요. 피넛 버터 컵으로 유명한 ‘리세스(Reese’s)’와 까만색 초코 쿠키 사이에 하얀색 크림을 샌드한 ‘오레오(Oreo)’가 만났거든요. 오는 8월 18일부터 ‘리세스 오레오 컵’과 ‘오레오 리세스 쿠키’를 예약 구매할 수 있어요.
먼저 리세스 오레오 컵은 리세스의 밀크 초콜릿 피넛 버터 컵 안에 오레오의 쿠키가 들어 있는 스낵이에요. 리세스의 대표 제품인 밀크 초콜릿 피넛 버터 컵 안에 오레오의 쿠키 크럼블을 넣었죠. 한편 오레오 리세스 쿠키는 오레오의 초코 쿠키 사이에 리세스의 피넛 버터 크림을 넣은 쿠키예요. 오레오의 시그니처인 하얀색 크림 대신, 리세스의 시그니처인 피넛 버터 크림을 샌딩한 거예요.
오레오와 리세스의 팬들은 벌써부터 큰 기대와 관심을 보내며 이 협업을 뜨겁게 환영 중이에요. 그런데 소비자가 아닌 실무자의 관점에서 사정을 살펴 보면 어떨까요? 이 둘의 만남은 자연스럽지도, 쉬운 일도 아니에요. 리세스는 ‘허쉬’ 산하의, 오레오는 ‘몬델레즈’ 산하의 브랜드거든요. 라이벌이라 볼 수 있는 두 회사가 만나 합작을 한 거죠. 이유가 뭘까요?
답은 고객들의 SNS에 있었어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리세스와 오레오를 합친 디저트를 만들어 먹고 있었거든요. 오레오를 반으로 갈라 그 사이에 리세스의 피넛 버터 컵을 끼워 먹는 식으로 자기들만의 꿀조합을 찾아 새로운 과자를 만들었죠. 이게 두 브랜드 간 협업의 시작점이었어요. 팬들이 이미 하고 있거나, 요청하는 무언가를 선보이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거예요.
이 콜라보는 팬들이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스내킹(Snacking) 분야의 선두주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재정의하고 있어요. 진화하는 팬들의 스내킹 니즈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에 있어 그들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기 위해 리세스와 협업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요?
미셸 데이넌, 오레오 브랜드 부사장
리세스와 오레오는 이번 협업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확장할 수 있었어요. 특히 Z세대, 혹은 그보다 어린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또한 각 브랜드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 제과업계에 가치있고 새로운 무브먼트를 선보인다는 데에 의의가 있어요. 오레오와 리세스는 앞으로도 이런 협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해요.
미래에는 또 어떤 조합이 우리의 간식 타임을 달콤하게 만들까요? 어쩌면 다음 레시피도 쩝쩝박사인 우리에게 있을지도요.
[디자인] 핸즈프리 이어폰의 다음은 핸즈프리 운동화?
‘핸즈프리(Hands-free)’는 손을 대지 않고도 장비를 이용하는 걸 뜻해요. 블루투스 기술 덕분에 장비를 터치하지 않아도 조작이 가능해졌죠. 그런데 뉴욕에는 핸즈프리 ‘운동화’가 있어요. 그렇다면 운동화에 블루투스 기술이라도 적용한 걸까요?
말 그대로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신을 수 있는 운동화예요. 세계 최초로 핸즈프리 운동화를 선보인 브랜드, ‘키직(Kizik)’의 제품이죠. 키직의 운동화는 백 카운터(Back counter) 부분에 스프링 와이어인 ‘케이지(Cage® ‘를 탑재해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요. 벌집 모양의 탄력있는 열가소성 소재로 제작된 케이지는 신발을 신을 때 압축되었다가 발이 신발에 안착하고 나면 다시 솟아 올라 편안한 착화감을 구현해요.
핸즈프리가 가져다주는 움직임의 자유를 바탕으로, 번거로움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mpower people to live a frictionless life, fueled by the freedom of motion that hands-free brings.)
키직의 미션, 키직 공식 웹사이트
키직은 이 미션 아래, 2017년에 처음으로 브랜드를 선보였어요. 이후 모회사 ‘핸즈프리 랩(HandsFree Labs)’을 통해 꾸준히 관련 기술과 디자인을 개발해 왔죠. 그 결과 현재 키직은 무려 2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요.
막강한 특장점을 갖고 있는 키직이지만, 운동화 씬의 후발주자로서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긴 역사를 가진 전통의 강호부터 온 러닝, 호카 등 기술력을 필두로 쟁쟁한 경쟁을 펼치는 신진 브랜드들까지, 운동화 업계는 그야말로 레드오션이니까요.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올해 7월, 키직은 ‘키직 트라이 온 투어(Kizik Try-On Tour)’라는 이름의 릴레이 팝업을 개최했어요.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해 보스턴, LA 등 미국 주요 8개 도시를 돌아가며 팝업을 연 거예요. 이 팝업은 게임형 챌린지, 제품 시연, 디지털 맞춤 제작 기회 등을 통해 고객들이 키직의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어요. 이름처럼 ‘시착’에 중점을 뒀죠.
그도 그럴 것이 키직 운동화는 신는 순간 ‘아하’ 모먼트를 경험할 수 있거든요. 손을 쓰지 않고도 발이 신발에 쏙 들어가는 경험, 그리고 뒷축이 다시 탄력을 받아 발을 감싸 고정하는 감각은 직접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죠. 그리고 이 순간은 키직의 주요 전략이자,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핵심 요소예요. 이 해방감을 한 번 맛본 사람이라면, 키직을 기억하고 언젠가는 키직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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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고있어요! 콘텐츠가 넘 새롭고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