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데이터가 곧 트렌드, 믿고 보는 무신사 트렌드 리포트
안녕하세요, 시티호퍼스 서울 마스터예요.
올해는 어떤 옷이 유행일까? 패션에 대해 궁금할 때 어디서 검색을 하시나요? 예전에는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을 먼저 떠올렸겠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검색 창구로 삼기 시작했거든요.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무신사를 방문한 사람은 1,218만 명, 검색량은 무려 4.2억 건에 달해요.
흥미로운 변화는, 꼭 옷을 사지 않아도 무신사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에요. 요즘 어떤 아이템이 유행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입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죠. 그렇게 쌓인 검색과 구매 데이터 덕분에, 무신사는 쇼핑몰을 넘어 다양한 취향이 기록되는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 가까워졌어요.
무신사가 이 데이터를 전격 공개했어요. 2025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에, ‘무신사 트렌드 결산 리포트’라는 보고서로요. 이 리포트를 들여다보면, 패션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발견할 수 있는데요. 지난 1년 동안 우리를 사로잡은 패션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4가지 트렌드를 골라 소개해 볼게요.
어디서든 달릴 수 있도록, ‘러닝코어’의 일상화
2025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포츠와 일상의 경계가 더욱 흐려졌다는 점이에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했던 ‘노마드 피트니스’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는데요. 노마드 피트니스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운동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러닝이 있죠. 운동화만 있다면, 어디든 즐겁게 달리는 러닝 트랙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달리기에 대한 인기는 숫자로도 실감할 수 있어요. 2020년에는 40개 미만이던 마라톤 대회가 올해에는 430개 이상으로 증가했거든요. 봄과 가을에는 주말마다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수치예요. 그런데, 이렇게 대회가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접수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데요. 인기 대회 참가 신청은 사이트 서버가 터지고, 중고마켓에서도 거래될 만큼 치열하죠.
이렇게 뜨거운 인기는 패션으로도 이어졌어요. 무신사 내 러닝 슈즈 판매량은 82.9%나 급증했거든요. 여기에다가 러닝 전문 장비였던 고글형 선글라스와 러닝 베스트까지 이제 ‘러닝코어’라는 이름으로 출근길과 데이트 룩에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전문적인 러너의 패션이 일상복으로 인정받게 된 거죠. 거리를 트랙으로 바꾸는 러닝 코어, ‘노마드 피트니스’ 트렌드와 함께 올해에도 인기가 계속될 것 같아요.
기능을 넘어, 스타일이 된 ‘고프코어 레이어드’
몇 년째 이어지는 고프코어 유행은 2025년에 한 단계 더 진화했어요. ‘고프코어’는 등산할 때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먹는 간식인 ‘고프(GORP)’에서 유래한 단어로,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즐겨 입는 스타일을 뜻하는데요. 유행 초기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등산복 차림으로 무장했다면,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투박함 위에 섬세함과 화려함이 더해졌거든요.
아웃도어 패션이 익숙해지면서, 기능성 의류는 더 이상 특별한 옷이 아니게 됐어요. 바람막이와 플리스 자켓, 나일론 팬츠는 어느새 기본템이 되었죠. 그러자 스타일링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거친 소재의 바람막이 위에 레이스탑을 더하고, 나일론 바지 위에 스커트를 겹쳐 입는 식으로요.
이렇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들을 의도적으로 레이어드 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인 ‘고프코어 레이어드’가 만들어진 거예요. 실용성은 그대로, 분위기는 풍부해졌죠. 약간의 트위스트로 사람들의 스타일은 더 다양해졌고요. 유행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나만의 디테일을 덧붙이는 것. 올해에는 얼마나 더 다채롭게 레이어드 될지 기대되는 패션이에요.
같은 가방이라도 취향은 다르게, ‘백꾸’ 신드롬
거리를 걷다보면, 나이와 상관 없이 가방에 키링 하나쯤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주렁주렁 달아 놓은 경우도 많고요. 가방에 키링과 인형을 다는 ‘백꾸(가방 꾸미기)’는 이제 잠깐 반짝하는 유행이 아니라, 글로벌한 대세로 자리 잡았어요. 그리고 이 신드롬은 무신사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죠.
캐릭터 인형 키링의 인기에 힘입어, 무신사 내 캐릭터 상품 수는 전년 대비 무려 8배나 성장했어요. 특히 짱구, 포켓몬, 산리오처럼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었어요. 그런데 이 인기, 캐릭터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2025년에는 키링과 전혀 관련 없어보이는 브랜드들도 키링을 출시하기 시작했거든요. 카메라부터, 술(데킬라), 소스(스리라차) 등 다양한 제품들이 키링으로 등장하며 선택지를 넓혔어요.
이 백꾸의 핵심은 가방의 브랜드와는 상관없다는 점이에요. 어떤 가방이든 내가 좋아하는 키링으로 꾸밀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같은 가방이어도 어떤 인형을 달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완성되죠. 이처럼, 백꾸는 거창한 설명 없이, 쉽고 직관적으로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키링이 계속 나온다면, 이 유행은 이어지지 않을까요?
여유로운 태도가 패션이 되는 ‘새깅 스타일’
요즘 사람들의 바지가 점점 내려가고 있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는 ‘새깅 스타일’이 다시 유행하고 있거든요. ‘새깅(Sagging)’은 말 그대로 ‘쳐지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에요. 바지를 허리보다 훨씬 아래, 골반까지 의도적으로 내려 입는 스타일이죠. 언더웨어 로고를 일부러 드러내는 것도 이 스타일의 일부예요.
단정하지 못하다며 잔소리를 듣기 십상이지만, 이제 새깅은 분명한 패션 스타일로 자리 잡았어요. 새깅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1990년대 미국 힙합 아티스트들이 연상되는데요. 당시 스트리트 패션에서 시작된 이 스타일은 바지를 내려입는 방식보다, 자신을 드러내는 태도에 가까웠어요. 규칙에 맞추지 않고, 굳이 정돈하지 않는 무심함. 그 여유가 스타일이 되었죠.
그래서 새깅에서 중요한 건 핏이 아닌 태도예요. 바지에 바닥이 끌리고, 언더웨어가 드러날지라도, 신경 쓰지 않는 게 포인트죠. 긴 다리나 완벽한 비율처럼 체형을 보정하려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당당함이 스타일이 되는 거예요.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릴지 몰라도, 이런 태도만큼은 앞으로 더 많이 공감 받을 것 같아요.
무신사가 공개한 데이터에는 변화의 단초와 근거가 숨어 있었어요. 2025년에는 유행을 무조건적으로 좇기보다, 그 안에서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태도를 드러내기 시작했죠. 이처럼 무신사의 패션 트렌드 리포트는 숫자 그 이상이에요. 다양한 삶과 태도의 흐름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지표이니, 앞으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죠. 그렇다면, 2026년 올해에는 우리의 일상을 표현해줄 어떤 패션이 등장할까요?
오늘의 서울 호핑 어떠셨나요? 뉴스레터가 재밌었다면 아래에 있는 ‘좋아요(LIKE)’를 누르거나, 친구 또는 회사 동료에게 뉴스레터를 공유해 주세요!







